애니메이션 ‘쿵푸팬더’는 평범한 국숫집 아들 판다 ‘포’가 갖은 노력 끝에 진정한 ‘쿵후’ 영웅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평소 국수 배달보다 쿵후에 관심 많던 '포'는 무술의 비법을 계승할 '용문서 전수자' 선발 시험에 갔다가 모든 사람들을 제치고 후계자로 뽑힌다. 그런 행운이 얼떨떨하기만 포, 그는 왜 자신이 쿵후의 전수자로 선발되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자신을 의아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기만 하다. 그는 오직 '용문서'만 볼 수 있다면 모든 불안과 의문이 사라질 것이라 믿으며 매일매일 열심히 쿵후를 연마한다. 그런 갖은 노력 끝에 펼쳐본 용문서, 두루마리에는 아무런 비법이 없다.
'무조건**할 수 있는 비법', '일주일 안에 **할 수 있는 비결'과 같은 문구는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스테디셀러다. 우리는 '순식간에 **할 수 있는 비법' 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런 문구만 보면 '혹시나' 하고 다시 기웃거리게 된다.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시험이 끝나고 바빠지는 이유도 바로 '혹시나'때문이다. 실제 학원가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의 성적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하면 학생들의 대이동이 시작된다고 한다. 부모들은 지금 다른 학원으로 바꾼 들, 공부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 갑자기 시험을 잘 치고, 성적을 단기간에 올리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그들은 과거 경험에서, '특출한 재능'과 '부유한 환경'없이 밥벌이할 수 있는 방법이 오직 공부뿐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부모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이들을 변화시킬 줄 학원을 찾아 발품을 지속한다. 평범한 부모가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관심 표현이자 절박함이다. 빛나는 재능과 부유한 배경의 아이들이 훨훨 날아다니는 동안, 아이들이 발품으로 빚어진 ’비법’으로 조금이나마 그들과의 격차를 메우길 바랄 뿐이다.
이미 우리는 '재능과 배경'이라는 벽 앞에 여러 번 무릎을 꿇었다. 도전하면 할수록 초라해지는 자신들을 발견했다.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에 대한 도전을 멈출 때 이 두 단어를 말하며 자신들의 포기를 정당화시켰다.
처음 자신보다 잘나고 반짝거리는 사람들을 보면,
'와 저 사람은 저것도 잘하고 이것도 잘하고 재능이 많구나. 원래 타고났나 보다.‘
라고 생각하며 본인의 부족함을 애써 감췄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가진 훌륭한 배경을 발견하면,
'봐봐.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저 사람들은 금수저였던 거야. 그러니 저럴 수밖에 없지.'
그렇게 서서히 올라오는 질투를 느끼며 꿈을 조금씩 접기 시작했다. ‘재능과 배경‘. 이 두 글자는 평범하지만 그만 달리고 싶은 사람들이 더 이상 꿈을 향해 도전을 뛰지 않게 아주 좋은 변명거리이기도 하다.
재능과 배경이 없는 사람들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비결‘이다. 하지만 영화 ’쿵푸팬더‘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소망마저 매정하게 뿌리친다. 모든 사람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용문서는 아무 글씨가 없는 백지였다. 그것을 본 주인공 판다 ’포‘는 망연자실한다. 그가 지금까지 꿈꿔왔던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포‘는 '포기와 믿음'의 두 가지 선택에서 자신을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한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절망 앞에서 그는 노력하고 또 노력하며 조금씩 새로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비결은 남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안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말이다.
평범한 사람이 한순간에 특별한 사람으로 바뀌는 완전히 새로운 비법은 없다. 사람들은 이미 스스로 특별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너무 평범하여 무시하는 것, 대체로 무시되고 있는 바로 그것, 바로 '믿음과 노력'이다. 평범했던 판다 ’포‘가 모든 힘은 자신에게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고 노력했던 것처럼, 우리는 좀 더 자신을 믿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족하고 어설퍼 보일지라도 매일 조금씩 노력하는 방법이 바로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는 비결이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내일보다는 그다음 날이 좀 더 멋진 모습으로 변해 있을 것이라 믿으며 조금씩 정진하다 보면 우리의 모든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 2021년 힘겹게 살아가고 있을 모든 평범한 우리들에게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