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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진주 Jan 19. 2022

과연 누가 20대 대선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

 역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후 고구려 왕이었던 ‘궁예’를 생각하면 이 말을 먼저 떠올린다. 미륵불의 화신이며 관심법으로 모든 진리를 알고 있다고 믿었던 궁예, 한동안 드라마의 이 장면을 흉내 내며 아이들과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있다.

 

 제20대 대선이 50일밖에 남지 않은 요즘, 궁예의 관심법이 너무도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의 투표 경험을 생각해 보면, 이 시기면 누구를 뽑을지 대충이라도 윤곽이 잡혀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대선은 누구를 뽑아야 할지 혼란스럽다. 후보자들의 공약은 생각나지 않고 그들이 날카롭게 주고받던 사생활 논란만 머릿속에 가득하다.


 요즘 눈에 띄는 제20대 대선 후보자는 4명이다. 각각의 후보의 특징과 성향, 공약들이 너무나 다르다 보니 누구를 뽑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앞으로의 우리나라를 위해, 공동체를 위해, 가족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어떤 후보가 가장 좋고 가장 유리할지 이해타산을 따져본다. 진취적인 후보? 이지적인 후보? 관리형 후보? 각 후보들의 유형들을 곰곰이 떠올리니, 문득  어려운 상황에서 전성기를 이루었던 3명의 왕이 생각난다. ‘소수림왕’, ‘광개토대왕’, ‘장수왕’이 그 주인공이다.


 고구려는 한반도 역사상 가장 많은 영토를 차지하고 민족의 호쾌한 기상을 만천하에 날렸던 고대국가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고구려가 아니라 신라가 삼국통일의 주인공이었다는 점을 내심 안타까워했다. ‘만일,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더라면?’라는 질문으로 다양하고 즐거운 상상을 해 보곤 했다. 아마 고구려가 삼국 통일을 했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역사가 펼쳐지지 않았을까? 이런 즐거운 상상 뒤에는 항상 고구려 전성기의 트로이카라고 할 수 있는 소수림왕, 광개토대왕, 장수왕의 업적들이 자리 잡고 있다. 세 명의 왕들은 시시콜콜 강대국들의 위협을 받는 고구려에서 스스로의 판단과 소신으로 주변국들과 치열하게 싸우며 나라를 부강시켰다.


 17대 소수림왕은 외유내강형의 관리형 지도자이다. 그는 아버지 고국원왕을 당시 최강자 백제의 근초고왕에게 비참하게 잃었지만, 섣불리 복수에 나서지 않았다. 자신의 복수를 먼저 앞세우기보다는 ‘와신상담’의 마음으로 불교를 받아들이고 교육과 법으로 인재를 키워 내실을 다졌다. 그런 삼촌의 마음을 알아채고 대신 복수를 한 사람이 바로 19대 광개토대왕이다.


 19대 광개토대왕은 이름 그대로 진취적인 정복자였다. 그는 큰아버지 소수림왕이 잘 쌓아둔 기반을 토대로 열심히 영토 확장에 나섰고, 국제 정세를 적절히 이용하며 북으로 남으로 자신의 기세를 펼쳤다. 주변 상황을 잘 살피며 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면 그대로 돌진했다. 그런 아버지의 업적을 이어 고구려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진 왕이 바로 20대 장수왕이다.


 20대 장수왕은 실제로 그의 이름처럼 오래 살았지만, 특유의 관리능력과 외교전술로 고구려의 영광을 오래 장수시킨 왕이었다. 그가 즉위한 413년은 북위라는 새로운 강대국이 등장하여 그의 아버지, 광개토 대왕처럼 무작정 북쪽으로 영토 확장을 하기 어려운 시기였다. ‘북쪽으로 진출할 것인가’ 아니면 ‘기회를 도모할 것인가’의 선택 사이에서 장수왕은 도읍 천도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그는 오랫동안 자리 잡았던 국내성에서 남쪽인 평양으로 도읍을 옮기고 적극적으로 남쪽 진출을 꾀했다.  그러면서도 지략가였던 장수왕은 무작정 정복사업만을 추진하지 않고 북위와 중국 남조의 여러 나라 사이에서 균형적인 외교를 펼쳤다.

  

 제20대 대선에서 우리는 어떤 지도자를 뽑아야 할까? 대선 출사표를 던진 여러 명의 후보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내수를 충실히 다진 관리형의 ‘소수림왕’ 성향의 후보, 왕성한 추진력이 있었던 ‘광개토대왕’ 성향의 후보, 외부 정세와 판단이 뛰어난 지략가인 ‘장수왕’ 성향의 후보. 지금이야 말로 궁예의 '관심법' 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밖으로는 강대국 중국과 미국의 편 겨루기 사이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그뿐인가? 내부로는 빈부갈등, 다문화, 젠더 갈등 등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사회 문제들로 복잡하기만 하다. 과연 누가 우리 미래의 지도자가 되어야 할까? 우리는 누구를 뽑아야 할까? 저마다 투표에 참여하는 입장은 다르겠지만, 제발 우리 아이들, 부모님, 가족들 잘 지낼 수 있는 환경, 그리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뽑았으면 좋겠다. 과연 제20대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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