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쌀 40kg.

by 박태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하는 말이 비슷하다.


“너, 아버지랑 점점 닮아간다.”
나도 느낀다.


거울을 볼 때마다 아버지의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

부모님은 남원과 장수의 중간, 대론이라는 시골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2학년이던 해에 ‘서울로 가서 살아보자’며 올라오셨다.

지금의 용산 전자상가 자리에 있던 시장에서
부모님은 부추를 팔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밤에는 부추를 팔고,

낮에는 리어카를 끌었다.


그 이후로 45년 동안 밤에 장사하시다
3년 전, 가락시장에서 일을 정리하셨다.

부모님은 그 시절을 회상하며
“자식들 굶겨 죽일까 봐 목숨 걸고 일했다”고 말씀하신다.

아버지는 초등학교만 졸업하셨지만,
83세인 지금도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보신다.

아버지는 “AI와 로봇 때문에 직장이 많이 사라질 거야”라고 말씀하신다.

아버지가 받은 유일한 상은
가락시장에서 근속 45주년으로 받은 상패다.

지금도 모든 게 궁금하시고,
새로운 걸 배우려는 열정이 있다.

내가 아버지를 점점 더 닮아 갈수록
아버지는 조금씩 희미해질 것만 같다.

아버지는 주어진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사셨다.

오늘 친척이 농사로 수확한 쌀을 사서 보내주셨다.

건강하신 아버지라도,
앞으로 남은 숫자(세월)가 어떻게 다가올까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부모님께 형제들이 함께 모은 돈으로 남진 콘서트 티켓을 예매했다.

인생은 성공으로 평가 받는게 아니라
남긴 흔적의 발자국으로 보여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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