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없는데,
문득 늪에 빠진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는 오히려 긴장하게 되고, 조심하려 애쓴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고
크게 성취한 것도 없는 일상이 계속되다 보면 별것 아닌 일에 짜증이 나고 괜히 늪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꼭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 또한 인생에서
평행선을 달리는 구간처럼 보인다.
막연한 미래와 실패의 경험이
오늘이라는 경계선에서
나를 다시 늪으로 끌어당기기도 한다.
오늘이 그런 늪에 빠진 하루인 것 같다.
옛날에 비하면
얼마나 감사한 일상인가.
쓸데없는 생각들,
쓸데없는 두려움들로
나는 또 ‘늪’이라는 생각 속에 빠진다.
늪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은
누군가의 밧줄이다.
허우적거리면
오히려 더 깊이 빠지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과 맛있는 디저트는
어쩌면 누군가가 던져준 밧줄처럼,
나를 늪에서 끌어올려 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