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은 동화속 이야기 같다.

by 박태철



어렸을 때 설날은 동화 속 주인공이 되는 날 같았다.

현실에서 입어볼 수 없는 새 옷,
떡방앗간에서 길게 줄 서 있는 씻은 쌀들.

시골 동네 굴뚝에서는 음식 준비 연기가 피어오르고, 어딜 가도 평소에 먹지 못하던 음식이 가득했다.

동화 속에 나올 법한 풍경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받던 세뱃돈.
동전으로 받는 작은 금액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영화 필름처럼 흘러가던 동화 속 설날이 이제는 현실이 되어 다시 찾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특별한 날이 사라진 것 같다.

일상이 명절이고, 매일이 크리스마스 같다.

맛있는 음식과 새 옷을 굳이 명절이라는 특별한 날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제 설날 세뱃돈도
의미 있는 동전에서 5만 원권으로 놀랍게 변했다.

아이들도 설날의 의미보다
돈을 받는 날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도 설날이 주는 가슴 설레는 마음은 여전히 있다.

딸이 자주 놀러 가는 친구 부모님이 잘해주셔서 아내가 선물을 드리자고 했다.

주소를 받아 빌라에 들어갔는데,
계단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동화 속 계단을 오르는 느낌이었다.

집 안도 아닌 계단을
건물주는 어떻게 이렇게 꾸며 놓았을까.

어떤 마음으로 사시기에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직접 만나 보지는 못했지만, 또 하나의 설날 동화를 보는 듯했다.

작은 선물이지만
딸 친구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돌아왔다.

설날만이 주는 특별함은
우리 마음속에서 잊히지 않는 동화처럼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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