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의 항암과 열정.

by 박태철



여자 대표님과 알게 된 지 3년 정도 됐다.

연세가 70세가 다 되어 가시는데도 일을 정말 좋아하셔서 쉬는 날이 거의 없으셨다.

식당을 10년간 운영하신 후,
더 발전시켜 밀키트 사업을 시작하셨다.

그 일이 3년 전이다.

존경스러울 만큼 좋은 에너지와 눈빛에 비즈니스에 대한 열정이 활활 타오르셨다.

열심히 하신 결과가 차곡차곡 쌓여 3년 만에 큰 물류창고가 있는 건물로 이전하셨다.

아드님이 팀장으로 계신데,
통화 중에 대표님이 유방암에 걸려 항암 치료를 받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표님과 통화할 때 목소리가 좋지 않으셔서 어디 아프시냐고 여쭤봤다.

걱정할까 봐 괜찮다고 하셨지만, 팀장님 말씀으로는 건강검진에서 암 판정을 받으셨고 가족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항암 치료 날짜가 물류창고 이전 일정과 겹쳤지만, 대표님은 내색하지 않으시고 이전을 마친 뒤에야 항암을 시작하셨다.

항암은 그렇게 씩씩하고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던 몸의 좋은 세포들까지 점점 약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대표님이 아니면 거래처 관리가 어렵다며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계셨다.

우연히 팀장님과 함께 이동할 일이 있어 차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팀장님 말씀으로는,
어머니인 대표님은 무엇을 하든 일을 너무 좋아하셔서 돈도 많이 버셨다고 한다.

강남과 송파에 아파트가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상의 없이 직원 20명 규모의 사업을 진행하며 은행에서 집 담보 대출을 많이 받으셨다고 한다.

5년 전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 하루아침에 파산했고 집을 잃게 되었다고 한다.

갈 곳이 없어 팀장님이 살고 있던 원룸에서 함께 지내다가, 오빠의 도움으로 다시 사업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대표님은 이제 70세.

환경이 힘들어서 열심히 사신 게 아니라, 일 자체를 진심으로 사랑하신다.

좋은 분들이 많아서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하신다.

지난주 힘든 항암 6차를 마치셨고, 이제 수술을 앞두고 계신다.

어제 통화했을 때는 목소리에서 다시 힘과 에너지가 느껴졌다.

대표님을 보면서
환경을 이긴다기보다, 지금까지 살아온 습관대로 삶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가끔 나만 제일 불쌍하다고 생각하며 자기연민에 빠지지만,
잠시만 옆을 돌아보면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오늘 떠나는 톤도 쓰레기 마을을 생각하며 그런 마음이 든다.

나에게도 옆을 보는 마음이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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