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상 속에 담긴 철학이야기
남편의 해외파견근무로 2년간 호주에서 생활할 때의 일이다.
하루는 남편과 별 것도 아닌 일로 옥신각신, ‘네가 맞냐 내가 맞냐~’ 한참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는데… 거실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던 7살 딸아이가 다가오더니, “Mom and dad, there’s no right, there’s no wrong~!!”이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냐 물으니 학교(당시 호주 Primary school, Kindy학년 재학 중)에서 배웠단다.
* There’s no right, there’s no wrong : 항상 옳은 것도 항상 틀린 것도 없으니, 상대의 의견을 존중해주라는 의미에서 호주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내용.
좀 더 자세히 얘기해달라고 하니, 아이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조잘조잘 설명해줬다. 선생님께서는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던지는 “모든” 엉뚱한 질문에 “Good question~!”이라고 대답해 주신다고 했다. 질문의 내용보다는 “질문을 하는 행위” 자체를 높이 사는 것이다.
때때로 정말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럴 때면 선생님께서는 다른 아이들이 비웃지 못하도록 주의를 주고, 오히려 어떻게 그런 질문을 생각해냈냐며 칭찬해주신다고 했다.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친구들에게 눈치를 주곤 하는 우리 교실의 문화와는 많이 다르다.
생각해보면, 인류는 스스로에게, 세상에게, 어떤 자연현상에 대해 질문을 던짐으로써 성장해왔다. 질문이 없었다면 발전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엉뚱한 질문’이 세상을 바꾸어 놓는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길러줄 수 있는 방법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화려하게 포장해서 판매되는 창의력 수업보다, “질문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창의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 유명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대화와 문답을 통해 상대자가 스스로 무지와 편견을 자각함으로써 진리를 발견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