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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밀 Dec 15. 2021

자녀에게 경제교육을 시켜야 하는 이유

육아 일상 속에 담긴 철학이야기

우리는 자본주의를 살아가고 있으며, 그 밑바탕에는 ‘금융시스템’이란 것이 존재한다. 그런데 용어부터 개념까지…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사회생활을 10 이상 하면서 금융과 경제를 제대로 아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자연스레 자녀에게도 어릴 때부터 경제 교육을 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어른인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아이들에게 금융교육, 경제교육을 대체 어떻게 시켜야 하는 걸까? 보통 부모가 잘 모르는 건 학원이라도 보내서 가르치는데, 이 분야는 이렇다 할 학원도 없다.


그러다 올해 초부터 주식공부를 시작하게 됐고,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시작은 단순했다. 주린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주가등락에 대한 초조함’을 떨쳐버리기 위해서 기업의 내재가치에 주목해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다, 그 유명한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 개념이다.)

‘내가 투자한 기업들 혹은 투자하지 않은 무수한 기업들 중에 과연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궁금했다. 이런 고민을 하다 보니 ‘경영자적 마인드’로 세상을 보는 관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만약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의 경영자라면? 각종 경제뉴스나 사회현상 등 이런저런 정보들을 접할 때, 이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향후 기업 전략은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을까? 신제품은 잘 팔릴까? 더 좋은 사업 기회는 없을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꾸 던졌다. 신기하게도 세상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철저히 소비자의 관점에서만 생각했었는데, 조금은 경영자스럽게 세상을 보게 된 것이다.

(어설프긴 하지만) 경영자적 마인드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다 보니, 아이들 교육에 대한 관점도 바뀌었다.


그동안은 ‘아이가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좋은 직업을 가지고 편안하게 인생을 살아가야 할 텐데…’라는 생각을 주로 했었다. 바꾸어 말하면 ‘어떻게 하면 좋은 퍼포먼스를 낼 것인가(시험 잘 보기, 좋은 대학 가기, 좋은 곳에 취업하기 등)?’에 집중했던 것이다. 정해진 규칙과 제도 안에서 효용을 높일 방법만 고민하는 전형적인 ‘소비자 마인드’였다.


인생에 대해서도 경영자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경영자는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데 급급하기보다는,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아이들도 경영자처럼 스스로 ‘주체성’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이제 나는 자녀교육에 대해 이런 고민을 한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주도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도록 할 수 있을까?’ 또는 ‘아이가 느끼는 호기심과 관심을 어떻게 학습으로 연결시켜줄 수 있을까?’ 어차피 아이들 인생의 주인은 아이들 본인이니, 부모의 역할은 딱 ‘경영 컨설팅’ 정도가 적당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이렇게 주식공부를 통해 자녀 교육관에 큰 변화가 생기고 나니, 아이들에게도 같은 사고방식을 길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세뱃돈이나 돼지저금통에 들어있는 돈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제작하는 기업이나, 좋아하는 브랜드의 주식을 함께 구입해봤다. 그리고, 주가 변동을 함께 지켜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게임 아이템을 만들면 잘 팔리겠는데…” 와 같은 아이디어를 얘기해도 좋고, 새로 나온 전자제품에 대한 품평도 좋다.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영상이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도 좋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내 주식이 오르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눈치껏 배우게 된다.


‘주체성’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세상과 사물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자꾸 질문을 던져주는 일,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경제교육이자 인생교육이 아닐까. ​


주체성 : 사람이 어떤 실천을 할 때, 자유롭고 자주적인 능동성(能動性)을 보이는 것을 말함. 실존철학, 존재론, 변증법적 유물론 등 현대철학에서 많이 다루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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