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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네스장 Jun 04. 2021

진지한 디자인 대화

디자인에 진심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몇 년 동안 함께하던 디자인 모임의 오프 만남이 있었다.

이번엔 새롭게 단장한 사무실로 초대받았고, 디자인과 예술에 대해서 인터뷰 형식으로 영상을 찍 예정이었다. 역에서 올라오니 바로 꽃집이 보였고, 사무실에 화병이 없을 것 같았지만, 음료수병이라도 활용하면 되지 하고 무작 꽃을 샀다.


천정이 무지 높은 공장형 아파트를 두 부부가 함께 사무실로 꾸몄는데, 그것도 셀프 인테리어로 손수 페인트칠부터 바닥시공, 전기공사까지 다 했다고 하니 입이 떡 벌어졌다. 역시나 화병은 없었지만, 페트병에 물을 채우고 꽃을 꽂으니 한결 사무실이 화사해졌다. 천정 조명을 여러 부분으로 선택할 수 있어서 전구색 조명만 키자고 제안하였다. 형광등 불빛보다는 카페 같은 분위를 연출할 수 있어서였다. 스테인리스 스틸 플레이트에 커피  잔을 일렬로 정렬해서 세팅하시는 것을 보며 진짜 카페 같다고 흡족해하였다. 그렇게 인터뷰를 하기 전에 한껏 분위기를 잡고 준비된 다과와 수다로 회포를 풀었다. 코로나로 1년 아니 거의 2년은 족히 만나지 못했었던 지인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그저 좋았다.




프롬나드 디자인연구원 소속으로 디자인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모임을 갖고 함께 책을 써오고 있다.

2007년 디자인 정책연구원으로 시작하여 2009년 프롬나드 디자인연구원으로 명칭을 바꾸어 다양한 디자인 분야의 연구 활동의 일환으로 꾸준히 한국 학술정보에서 책이 발간되고 있고, 2020년 12월 31일 8번째 책인 '디자인 본질을 말하다'가 출간되었다.

나는 2014년부터 함께하여 프롬나드 디자인 4권, '디자인 사람을 만나다'에서 '바다 위의 디자인 항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었고, '호텔의 마법'이라는 제목으로 8권 '디자인 본질을 말하다'에 두 번째 글을 썼다.


코로나 팬데믹 전에는 신년회부터 시작해서 출판기념회, 기획 아이디어 모임, 개인 기획서 발표 모임, 망년회 등 오프라인 모임을 년 수차례 이상할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되었었다. 책 쓰기를 위한 활동 외에 함께 전시도 하고, 매달 돌아가면서 세미나도 하였었다. 그러다 팬데믹이 터지고 거의 1년간 모임을 하지 못하였다. 8권도 그런 이유로 예상보다 늦어졌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얼마 전부터 줌 세상에서 모임을 재개하였고, 9권의 출간 기획서도 출판사와 협의 단계에 있다.


참으로 진지한 이 모임은, 정말로 다양한 디자인 분야의 분들이 함께하고 있다. 제품, 운송기기 디자인 사업을 하시는 원장님 부부를 주축으로 도시 경관 디자이너, 공공기관 소속의 디자이너, 텍스타일 디자이너, 미술 교육에 몸담고 있는 디자이너, 작가, 아티스트, 기자 등등.


 다양한 분야의 분들이 쓴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낸 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것도 꾸준히 낼 수 있는 것은 부부의 공이 정말 크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미나 대신에 인터뷰 영상을 찍자고 제안한 것도 실제로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올리고 있는 것도 원장님 부부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사업도 잘 꾸려가시고 삶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모습 때문에 만나면 항상 한가득 배우고 나오는 느낌이 든다.  


매달 주제를 정하고 프롬나드 디자인 소속 연구원들 중 주제와 적합한 분들을 두 명씩 선정하여 인터뷰 형식으로 영상을 찍고 유튜브에 올리고 있는데, 이번 인터뷰 주제는 '디자인과 예술 차이점과 공통점'이다. 이번 주제는 내가 적임인 것 같다고 연락를주셨고, 나는 디자인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함께 초대받은 다른 선생님은 현직 아티스트여서 예술의 관점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Abstract:

디자인 프로세스에는 형태를 구체화할 때, 디자이너가 주장하는 개념을 반영하는 형태의 상징성을 말하는 '조형언어'가 표현되는 과정이 있다. 이는 순수미술에서 행하는 구상-비구상-추상의 프로세스와 유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디자인은 그 형태를 공장의 생산공정을 거치며 인간에게 쓸모 있는 물건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2차 공정으로 넘어가야 하고, 반면에 순수미술은 그 추상적 개념을 나름의 방법으로 표현한다. 그것이 행동으로 드러나면 행위예술이고 그림으로 드러나면 추상화가 되며, 도예작품이나 금속공예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오늘날 순수예술은 실생활에 쓰임새 있는 결과물을 창조하기도 하며, 디자인이 오히려 예술적 작품성을 추구하기도 한다.


과거의 디자인은 세상이 복잡한 걸 원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잘 팔리고 이윤이 많이 남는 모더니즘의 지배를 지나온 100여 년간 받아왔다. 그나마 조금 다른 분야라면 오르가닉 쉐이프 정도나, 빈티지, 럭셔리, 자연주의 정도의 몇 안 되는 분파가 있었을 뿐이었다.  


Question:

1. 두 선생님께서는 각자 다른 영역에 종사하고 계신데 디자인과 아트의 속성은 어떠한 것인지 이야기해 볼까요?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서)

2. 그렇다면 디자인과 아트의 영역은 다를까요? 그렇다면 그 차이점은 무얼까요?

3. 반면 그 차이나 영역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작품이나 디자인도 있는 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4. 그러한 경향이 대중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반대로 현시대의  대중으로부터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는 어떠한 영향을 받고 있을까요?(선생님 작품을 통해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으시나요?)

5. 선생님은 호텔 디자인을 통해 누구나 머물고 싶은 공간을 창출하고 계신데 일하실 때 고려할 부문으로 디자인과 예술적 측면이 함께 공존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6. 마지막으로 두 분 선생님들께서 디자인과 예술의 차이점과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정의하신다면?





각 질문에 대한 인터뷰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우리의 토론은 계속되었다. 평범하지 않은 두 부부의 열정 덕에 영상도 찍고 오랜만에 아주 진지하게 디자인 공부를 하던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 부부는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다니던 대기업 직장을 그만두고 신혼부부로 유학을 왔었고, 내게는 유학생활에서 든든한 동창이자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그때  시절, 우리는 신혼집에 모두 모여 종종 밤새도록 아주 진지하곤 했었더랬다. 서로의 논문 주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발전시켜갈 수 있는 상대가 있었던 것이, 특히 한국말로 대화할 수 있었던 것이 이제야 감사하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함께 진지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 인터뷰했던 내용은 다음 편에 써보려고 합니다. 이번글은 제목따라 너무 진지했던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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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agnesecchang/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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