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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의 슬픈 운명.

여름에 쓴 글.


차 왼쪽 미러에 거미가 산다.
열심히 차를 닦아놔도 다음날 이면  어김없이 그물을  쳐 놓는 부지런한 거미.
약을 뿌릴까 고민하다가 그냥 두기로 했다.
이 어려운 코로나 시대에 우리 함께 잘 살아가 보자~~ 하는 마음을 담아서.


마스크가 신체의 일부분이 되어 가는 생활이 몇 달째, 하루에도 몇 만 명이 속절없이 생명을 잃어가는 바이러스 창궐 시대에도  이곳 캘리포니아 날씨는 속절없이 좋기만 하다  

오늘도 캘리포니아의 코로나 감염자 수는 엄청나게 늘어 가는데  푸른 하늘과 눈부신 햇살 아래 있으니 평화로운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하다  

작은 아이와 로스 가토스에 다녀왔다. 아드님이 용무가 있어 모시고(?) 다녀오는 길.
아들 바보 엄마는 백미러로 보이는 작은 아이의 웃는 얼굴이 좋아서 혼자 배실 배실 거리며 열심히 운전을 했다나 뭐라나.
끝이 없는 짝사랑의 길.
아들을 둔 엄마들이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가는 외로운 길이 아닐까 싶다  
유튜브를 보는지 살짝살짝 짓는 미소 (엄마를 보고는 절대 그렇게  웃어 주지는 않기에)를 훔쳐보며 마치 그 미소가 내 것 인양 혼자 사랑놀이 중인 나는 아들 앞에서 영원한 ‘을’로 살아가는 일마저 행복하다.

아들은 ‘볼일 보러’라고, 엄마는 ‘데이트’라고 부르는 오늘의 로스가 토스 외출.


‘하늘이 너희들처럼 너무 예쁘다’ 했더니 작은 아이가 세상 시크한 목소리로 “지금 토하라고 하는 말이지?”한다.  

어느새 자라서 목소리도 걸걸 해지고 수염도 까실 까길 올라오는 작은 아이.


얼른 커라 하다가도 자라는 게 아까운 예쁜 아들들.

아이들 뒤통수만  봐도 가슴이 저린 짝사랑을 운명처럼 하고 있는 두 아들 엄마, 프리몬트 시골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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