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해도 괜찮아
새해가 밝았다.
2025년이 시작된 지는 거의 한 달이 되었지만 나는 왠지 음력설이 지나야 만 진짜 해가 바뀐 기분이 든다.
매년 실패하는 '다이어트해서 멋진 몸매 되기'라는 말뿐인 계획 외에는 새해 계획이란 걸 딱히 세워본 기억이 없다. 해마다 발등에 떨어진 불 끄느라 바빴다는 핑계를 대본다.
하지만 오늘 갑자기 '올해는 좀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한 해는 다른 누굴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살고 싶다.
나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있는 건지 아닌지 전전긍긍하며 지내왔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의 나는 '모난 돌'이었다.
자기만의 세계가 있고, 가치관도 뚜렷하고,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거 명확한 그런 아이.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지 말든지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했던 그런 아이였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른이 되어가고 성장할수록 나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보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는 사람이 되어갔다.
모난 돌이라서 정 맞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모난 돌이었지만 부들부들한 모자로 그 뾰족함을 가리려고 했다.
누군가가 봤을 때 나를 동그란 돌로 봤다면 속이기 성공이고, 아무리 모자로 가려도 그 뾰족함을 눈치챘다면 숨기기 실패이고 그렇게 살아왔다.
행여나 그 뾰족함이 들킬까 많은 사람을 곁에 두지도 않았다(그 자체가 이미 모났다는 인증과 같은 걸까?).
모난 돌 같은 내가 불쑥 튀어나올 때마다 가장 많이 뭐라 한 사람이 나 자신이었다.
왜 이것밖에 못했냐고, 이게 최선이냐고.
문득 그동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아껴주지 못한 나 자신에게 미안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스스로를 나무라고 조금이라도 튀는 구석이 있으면 깎아내리기 바빴던 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다.
대신에 오늘부터 있는 그대로의 뾰족한, 모난 돌을 들여다보고 인정해 주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올해의 나의 새해 계획이 결정되었다.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냥 그러기로 했다.
뾰족해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