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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열넷. 진심으로 웃을 수 있습니까
언제부터일까
by
선량한해달
May 6. 2019
「웃지 못하
는
사람」
나는 잘 웃는 사람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항상 웃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이다.
스무 살이 되던 해, 승무원을 목표로 삼고부터는
웃음에 대한 강박관념까지 생겨났었던 것 같다.
지금은 상당 부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지만
10년 전만 해도 아시아권, 그중에서도 한국과 중국은
승무원 선발 기준이 무척 난해했었다.
안전요원으로서의 날 선 인식은 뒷전이었고
환한 웃음과 서비스인으로서의 단정한 이미지가
승무원을 선발하는 절대적 기준인 시절이었다.
나는 행복과 감정을 날조하여 비행기에 오르며
얼굴은 웃지만 마음은 웃지 못하는 웃음의 프로가 되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 진심으로 웃지 못하는 나를
벗어나 보려 안간힘을 썼지만 나는 아직도
진심으로 웃을 자신이 없다.
놀라운 사실은 진심으로 웃지 못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승무원이었던 나는 그렇다 쳐도 다른 사람들은
대체 왜 진심으로 웃지 못하는 것일까.
웃음 자체를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면
나는 가장된 웃음이라도 만들어낼 줄 알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웃을 일이 없어서라거나,
상사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서라거나.
진심으로 웃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국 스스로 웃음이라는 가치를 포기했을 뿐이다.
학교가, 사회가, 혹은 누군가가
당신의 웃음을 빼앗았을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웃지 못하는 내가
진심으로 웃기 위해 노력하듯이,
아예 웃지 않는 당신은
그저 웃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웃을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
었
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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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과정 속에 생각을 담다.' 다양한 울타리 안에서 방황하며 머물다 갈 사람, 감성 담은 글과 그림을 연재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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