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쉰여덟. 절정의 공감, 사이코메트리
그냥 알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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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당신은 초능력자」
'사이코메트리 그 녀석'은
올해 가장 재미있게 본 드라마다.
로맨틱코미디에 공감하지 못하다 보니 드라마를
볼 일이 거의 없는데 초현실적인 소재를 다루거나,
범인을 찾거나, 환상 속의 세계가 나오면 '어라?
재밌겠는데?' 하는 생각에 리모컨을 들게 된다.
이 드라마는 사람의 기억의 읽어내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사자(死者)의 기억을 읽어내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저 사람이 보는 것을 나도 볼 수 있다면.'
'내가 보는 것을 저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우리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말을 하지 않게 된다.
가족, 친구, 연인, 동료.
모든 인간관계에서 말이 사라지는 순간이 온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그저 애틋하기만 한 단계가
한참 전에 지났음에도 각자의 인생 무게에 짓눌려
입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의 기억을 읽지도 못하는데 말이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만화를 그리시는
판다우김 작가님의 만화(136. 퇴사)를 읽었는데
깊이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
만화에 의하면 작가님은 남자 친구의 퇴사를
반대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난... 난 알아. 너무 잘."
23시간 연속 근무 경험을 가진 작가님은
29시간 연속 근무 경험을 가진 남자 친구의
퇴사를 차마 반대할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현실에서 발견되는
강력한 사이코메트리. '공감'.
평범한 인간이 초능력자가 되는 순간이다.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판다우김님의 만화에 공감할 수 있던 것은
나 자신이 심각한 인간성 상실을 경험한 34시간
연속 근무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대학생 시절, 교양수업 시간에 하루 한 번
공감하기라는 과제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나는 그 한 학기 동안 공감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달았다.
이제 10년이 지났으니 다시 한번 시도해보려 한다.
얼마 전 작은 수술을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두 시간 후 나와 점심식사를 하기로
되어있는 내 오래된 친구의 마음에 공감하기부터.
바로, 오늘.
다시 스타트.
씨앗담은그림 쉰여덟 번째 글에 인용을 허락해주신 판다우김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귀여움을 사랑하는 직장인 작가
판다우김님의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panda_wookim/
+판다우김 작가님 남자 친구분의 연속 근무 시간이 29시간이 아닌 36시간임이 만화 연재 후 밝혀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존경합니다.
직장을 떠나 어디에서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