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여섯. 밀려드는

고민은 풀어놓을수록 밀려드는 것

by 선량한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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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담은 바다, 모토부 반도」


그저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었다.


내 20대의 유일한 목표였던 항공기 승무원.

공부가 길어져 20대 후반에서야 직업적 목표에 다가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관절통, 근육통이라는 악우(惡友)를 만나 비행기에서

내린 후, 앞으로 무얼 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했다.

2년이라는 시간을 고민으로 가득 채우며 보냈다.


그렇게 고민해서 나는 공기업 사원이 되었다.

이 곳은 사회적 이슈와 여론에 따라 수많은 자리가

생겼다가 이내 사라진다.


입사 3년 차, 나는 전 사장의 유물이 된 티에프팀에

배속되었다가 새 사장이 부임하며 자리를 잃었다.


어디로 발령을 받게 될지도 걱정이었지만

더 큰 스트레스는 지난 반년 간 티에프팀에서

만들어온 모든 자료가, 보고서가, 기획서가

완전한 無로 돌아간다는 사실이었다.


극도의 스트레스는 약한 곳을 공격하는 법.

나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질병으로 휴직원을 냈다.


관절에 좋은 따뜻한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이라는 섬의, 오키나와라는 섬의, 모토부 반도의

해안가에서 밀려드는 파도에 고민과 아픔을 풀어놓았다.


밀려드는 파도에

모든 고민이 흩어진 채로 되돌아 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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