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다섯. the perfect outsider
핵인싸가 별건가
「가만히 색을 입혀본다」
직장 동료의 결혼식,
짙은 남색 스트라이프 정장에 까만 구두.
나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신랑 측 하객이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는 전혀 다른 색을 입힐 수 있는
훌륭한 도구들이 많다.
허기진 배를 안고 집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음식을 기다리며 핸드폰을 꺼내 들고 급히 채색을 한다.
최대한 남색과 대비되는 색을 찾는 눈이 바쁘다.
고심 끝에 선택한 색은, 밝지만 채도가 낮은 노랑.
잘 나가는 신부 들러리가 된 것만 같은 이 기분.
이것으로 나는 핵인싸가 되었다.
아니,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멋진 아웃사이더가 되었다.
사실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스크린도어에 비친 내가
너무 우중충해 보여서 급히 지하철 매장에 들렸을 뿐.
제일 싼 5900원짜리 레이어드링을 사서 매치했을 뿐.
그런 날이었을 뿐이다.
핵인싸가 별건가.
마침맞게 856번 손님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