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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사 May 04. 2021

사학도는 어떻게 과제하는가?

...로 보는 사도의 고증 찾기 과정

역사문화학과 학도는 어떻게 과제하는가? 로 보는 사도의 고증 찾기 과정


안뇽 나는 이 브런치의 사학도 두 명 중 한 명…. 오늘은 역사문화학과 학생이 고증을 비롯 레포트 작성 등등 자료를 볼 때 어떻게 공부하는지, 사도의 고증을 점검할 때 어떤 자료를 이용하는지를 알려주려 합니다. 저를 스피드왜건이라고 불러주세요.


먼저 사학도가 과제하는 방법은 다른 인문대학 학부생도 마찬가지이듯 야매입니다. 연구 윤리? 조사 방법? 저는 1학년 때 그런 것들을 배우지 못했고… 정보를 낙엽 긁어모으듯 갈퀴질한 다음에 퍼즐 맞추듯 오목조목 비교해보는 방식으로 레포트며 다른 것들을 작성합니다. 고로 전문 역사학자의 연구 방식과는 200% 다르고, 이 방법이 무조건 옳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재미로! 참고 삼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곧 졸업하니까 지적도 사절합니다. 우훗…. 

지적을 거절하는 사학도의 이미지(출처:pixabay)

1. 고증 확인 전에 영화부터 보자!

일단 영화부터 봐야겠죠? 저는 서라벌의 프로젝트 때문에 처음으로 사도를 봤답니다. 원래 아싸 특징이 남들 볼 때 안 보고 안볼 때 보는 거거등요. 유아인 배우와 송강호 배우의 치열한 연기대격돌을 보며 영화관에서 튀겨지는 팝콘이 된 듯한 기분으로 즐겁게 관람하였고, 보는 중간 중간 사료에서 인용한 듯한 대사를 발견하고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Don’t be a lawyer 같은 영상이 사학과 버전도 있다면 사학도의 장점이란 역사 드라마 보면서 오타쿠처럼 “아 그거 그렇게 하는거 아닌데…” 하고 첨언을 늘어놓는 정도가 되겠죠. 아무튼 즐겁게 봤습니다.


2. 영조와 정조를 다룬 자료를 읽는다.


이야기를 전개하기 앞서, 제가 조선사에는 관심이 1도 없는 사학도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놀라셨죠? 조선사를 싫어하는 역사 덕후가 있다? 사실 싫어하는 건 아니고 그냥 흥미 분야에 없는 거예요. 역사를 싫어하면 4학년이 될 때까지 사학과에 남아있지 못합니다…. 

이건 여담인데, 종종 사학과라 하면 ‘뭐 배워요?’라는, 상당히 원론적인 질문을 맞이하게 돼요. 그때마다 저는 ‘역사요’ 라고 대답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친절하게 설명을 해드리곤 합니다. 보통 사학과는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로 세분화되어 있고 그 중에서 자기가 원하는 수업을 듣지요. 한국사라고 하면 고대사-삼국시대-고려사-조선사-근현대사로 이어질 수도 있고, 서양사라고 하면 서양고대-중세-현대나 미국사나 러시아사 등 지엽적인 역사를 공부하기도 하네요. 동양사는 주로 일본사와 중국사가 많죠. 베트남사를 배우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저희 학과에는 개설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카르마조프가의 형제들도 읽다가 이름을 외우지 못해 포기한 사람이기 때문에 베트남사는 듣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아무튼,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역사학도라 하더라도 조선시대 정치사를 연구한 사람에게 왕실 의복에 대해 물으면 “뭐지? 장난하지마” 라는 답변을 들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느낌이냐면 수학과를 나온 사람에게 코딩 잘하냐고 물어보는거나 다름없습니다. 아니면 국어국문을 나온 사람에게 그럼 너도 한강 작가처럼 책 쓰고… 뭐 그러는 거야? 이런 질문을 하는 수준이죠. 

여기서 잠깐 편견을 덜고 가고 싶은데 전공+자격증의 공부를 해본 입장으로 한능검은 전공보다 (당연히) 덜 세부적입니다. 전공 공부가 한능검에 도움이 되느냐고 묻는다면 엥 그건 뭐… 열심히 한 사람한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난 공부 못해서 모르겟는뎅 이라고 답할 것 같지만 전공에선 고구려 고분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그 의미와 상징, 고구려는 특히 도교와 불교가 혼합 되어있고 백제는 어떻고 통일신라의 탑은 어떻게 생겼고 탑은 어떻게 세고 탑의 이름 정해지는 방식이 뭔지 불상의 수인은 무슨 의미를 뜻하는지 등등을 배운답니다. 

그러니까 사학과 학생한테 한능검 땄다고 깝치지 말았으면 합니다…. 한능검 공부가 4년간 이어진다고 생각해보세요. 

강서대묘 내부 이미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고증을 점검하기 위해선 사료가 필요하겠죠? 태왕사신기 드라마처럼 고구려 배경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오는데 그게 틀렸다는 걸 증명하려면 그 시대에는 드레스가 없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사료가 필요하듯이요. 

하지만 사료라고 해서 모두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임나일본부.. 많이 들어보셨을텐데, 임나일본부를 주장하는 근거가 일본의 <일본서기>거든요. 일본 서기도 형식은 역사서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사료로써 가치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라고 알고 있음)입니다. 그래서 일본서기 하나만 믿고 삼한을 일본이 복속했는데? 라고 말하는 것은 엥 뭔 개소리라는 거죠. 여기서 광개토태왕 비석의 명문이 언급되기도 하지만… 제가 배운 바에 의하면 (전공생 특: 이유는 모르지만 답은 앎) 백제와 왜는 매우 막역한 사이였던 것은 사실이나 왜가 삼한을 복속했다는 증거가 턱없이 부족하기에, 지금은 아무도 임나일본부를 믿지 않습니다. 아베상이라면 믿을지도? 

여러분도 일기 쓰실 때 좋은 부분은 쓰고 쪽팔린 부분은 어물쩍 흐리곤 하시잖아요. 사료도 비슷합니다. 과장된 부분이나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역사를 공부하시는 분들(저같은 학부생 나부랭이가 아니라)은 이를 교차검증 하는 과정을 통해 사실인지 아닌지를 판단합니다. 물론 이것은 일본서기에서 말하는 칠지도 이야기가 찐인가? 아닌가?를 판별하기 위한.. 그러니까 기초 사료를 볼 때의 이야기고요, <사도>처럼 팩션사극을 볼 때는 교차 검증까진 하지 않습니다.


영화 속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은 장소가 맞는지 인물의 등장 시대와 가치관이 동일한지, 의상의 고증은 어떤지 등등이 있습니다. 하나씩 자료를 찾아보아야 하니까 대충 들어도 힘들겠죠? 이때는 riss 같은 논문 검색 서비스를 이용할 때가 많고, 보통 책도 많이 봅니다. 고대사로 갈 수록 환단고기를 믿는 사람들이 오염시켜 놓은 책이 많기에-이건 제 피셜이 아니라 교수님피셜임-꼼꼼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실록과 대조해서 보는 방법도 확실하지요. 실록 및 한국사 사료들은 대부분 한국사데이터베이스에서 국문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저희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IMF때 많은 사학과 석박사가 자리를 잃자 국가 프로젝트로 번역한 것이라고 해요. 그리스 로마 이후로 역사학은 꾸준히 적자였으니... 제가 취직하려면 통일이 되어야 할 것 같네요. 

또 여담인데 통일은 한국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더 없는 행복 같아요. (저는 일자리가 생겨서 좋아요) 정치적 문제를 떠나서 북한에 있는 우리 문화 유적을 직접 보고 고구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고분에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주변에 남의 무덤에 들어가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경찰에 신고하지 마시고 일단 사학과인지 확인해보세요! 이야기가 또 엄한 곳으로 흘렀는데, 암튼 힘들고 어렵고 귀찮지만 정확한 방법은 실제 사료와 대조해보는 것이지요. 사도에서는 사료에서 직접 가져온 대사들이 무척 많습니다. 혜경궁 홍씨가 쓴 한중록에서 가져온 부분도 있고요. 세밀한 부분은 차차 하나둘셉의 기고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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