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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노빠꾸“ 무슨 일이야

설상가상 (雪上加霜) 되기전에

by 은이


4시간 정도 공부방에서 일을 하고 나오는 길이다.

“엄마, 내가 로션을 바르려다가 바닥에 흘렸어.

닦으려고 하는데 닦으면 닦을수록 더 미끄러워져. “


“갑 티슈로 닦아보렴.”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일단 아이에게 미뤄본다.


“엄마, 도와줘.”


“허걱, 이게 무슨 일이야? 바닥이 왜 -?! 끼악-!”

미끌미끌

끈적끈적

티슈로 닦아보자.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엄마, 흐흐흐.” 티슈를 발바닥에 붙이고 바닥을 비비고 있다. 기름진 화장품과 티슈가 하나 되오 너덜너덜 바닥에 자투리가 널어진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같이 치우자니까 어릴적 촉감놀이라도 하는 듯 일을 더많이 만든다.


“약 먹을 시간, 약 먹고 정리하자.”


정수기 앞으로 가서 물을 찰랑찰랑하게 한가득 담는 우리 아이다. 그 모습을 보고 너무 기가 막혀서 또 한 번 허탈한 웃음이 난다. 조금 전 방에서 로션 치우기 바빴는데 그리고 아직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또 다른 사건을 예고하는 찰랑찰랑 컵에 가득 채워진 물을 보고 말한다.


“또 뭐 하려고?! “

“어, 약 먹으려고!”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아이다.

“약 먹는데 물을 왜 그렇게나….” 차마 말을 잊지

못한다.


“아-왜 옛날 분들이 우리 똥강아지 라 했는지 알겠다.

개새끼를 개새끼라 부르지 못하고 똥강아지라고 순화해서 말씀하셨구나. 와, 확 와닿네! “라고 말해버렸다.


넉살 좋거나 생각이 없거나 아주 해맑은 우리 아이는 그냥 웃는다.

“은하수 너는 진짜, 너는 강적이다.”


그래서 바닥에 로션은 어떻게 되었냐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방 저 방 거실까지 이쪽저쪽으로 다 번져서 온 집안에 로션 바닥으로 끈적끈적 미끌미끌해졌다. 세드앤딩이다.


하지만 은하수 엄마로 노빠꾸!!!

No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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