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대한민국에서 월드컵 4강 신화를 쓰고 있을 그 해에 영국 헤롯 백화점 둘러보기와 화장실 사용 후기를 간략하게 써본다. 여왕도 다녀간다는 그 백화점이다.
https://youtu.be/ZRsUrsHx9HU?si=pnOnbCqBRu5hCt7k
명품에는 관심이 크게 없어서 그랬는지
화려하고 깔끔하게 정리 정돈된 커다란 거울이 있고 향이 좋은 럭셔리 화장실에 관심이 갔다.
내가 영국에 가서 제일 먼저 배운 것은 바로-바로-바로-
“Where is the toilet?!”
더 정확하게는
“Where is the Mac Donalds?”
맥도널드 화장실은 큰 부담 없이 무료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영국에 사는 나의 사촌은 나에게 제일 먼저 학교 가는 길에 있는 화장실부터 알려주었다. 한국에 있는 맥도널드와 흡사해서 안정감도 있었다.
화장실 하니 떠오르는 작가가 있다. 뒤샹의 <샘>이라는 작품을 아는가? 변기를 걸어놓고는 그것이 <샘>이라는 이름을 달고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작품에 대한 비평과 논쟁은 (할말않!)하지 않고 가볍게소개만 해본다.
마르셀 뒤샹(1887~1968)의 1917년 작품
평범한 소변기로 보이는 작품이지만, 예술의 정의 자체를 바꿔버린, 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뒤샹이 직접 만든 것이 아닌 당시 화장실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평범한 남성용 소변기였다. 뒤샹이 한 것은 단 하나, 소변기에 작가 이름(R. Mutt)을 서명한 것뿐이다.이 작품이 전시회에 출품되자 신진 미국 독립미술가 협회 위원들은 당연히 “이게 무슨 예술이야!” 라면서 역정을 냈다. 결국 전시회의 큐레이터는 이 작품을 전시장 한 구석으로 치워버렸다. 사실 이때 뒤샹은 다른 평론가들과 같은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고, 심지어 위원장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라고 밝히지 않은 채 저런 것도 미술관에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식으로 옹호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즐겼다고 한다. 결국 당시 전시된 작품은 쓰레기인 줄 알고 버려져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자 화가 난 뒤샹은 이후 미술 평론가를 하지 않았다고.
이후 이 작품이 큰 파급력을 갖자 뒤샹은 17개의 복제품을 추가로 만들었다. 복제품이지만 엄연한 진본으로,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