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by 김어항 AHANC

흐르는 강물처럼, 인생은
붙잡을 수 없는 순간들의 연속이다.

우리는 늘 무언가 되려 애쓰지만,
강은 단 한 번도 ‘되려’ 하지 않았다.
그저 흘렀고, 그 흐름이
강이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어릴 적엔 세상이 멀고 커서
무엇이든 이겨내야 한다고 믿었지만,
지금은 안다.
이겨내는 것이 전부는 아니며,
가끔은 흘려보내야 살아진다는 걸.

삶은 돌부리에 걸려도 부서지지 않고
고요히 돌아 흐르는 지혜를 품어야 한다.
속도를 낼수록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깊이를 더할수록 고요한 것들이 있다.

그러니 당신이 지금
어디쯤에 있든 괜찮다.
잠시 멈추어 선 그 자리마저
물결은 기억하며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세월이라는 물줄기 끝에서
당신은 깨닫게 될 것이다.

살아낸다는 건,
흘러가는 것에 나를 맡기되
끝내 나를 잃지 않는 일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