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강한 햇살이 창을 넘고
습한 바람이 피부 위를 미끄러져도
그저 그 자리에 서 있다.
무던하게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나는 그런 삶을 닮고 싶다
화려하진 않아도,
단단한 뿌리를 가진 사람.
기분에 휘둘리지 않고,
말로 자기를 채색하지 않으며,
조금은 느려도
매일을 곧게 걸어내는 사람.
그런 삶을 동경하게 된 건
아마도 흔들리는 날들이 많아져서겠지.
요즘은
깊이 생각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말이 가볍고,
감정은 넘치고,
전달은 흐릿하고,
이해는 생략된다.
그러다 보니
지조는 고집으로 오해받고,
다양한 생각은 피곤한 소리로 여겨지고,
고독은 병처럼 취급된다.
나는 그것들이
사람이 본래 지닌 자연스러운 결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요즘은
이해하려고 하기보단
그대로 두려고 한다.
무조건적으로 포용할 것.
그러면서도
자신의 경계는 분명히 할 것.
누구를 닮고 싶은 마음보다는
내 뿌리를 더 깊게 내리는 일에 집중할 것.
외로움을 참는 게 아니라
고독을 곱게 품고 있을 것.
무언가에 기대지 말 것.
누군가에게 의지하지도 말 것.
다만
묵묵히 서 있을 것.
나무처럼.
오늘 하루가 버거운 당신에게
누구보다 깊은 생각을 품은 당신에게
말하지 않아도 단단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길 바란다.
가끔은
지나가는 바람이
당신의 뿌리를 더 깊게 만들어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