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괜찮아지는 일에 대하여
아무 일 없는 듯
햇빛은 오늘도 창문턱을 넘어오고
나는 그 빛에 눈을 감는다.
어제는 마음이 무거웠고
그저 버티는 일밖에 할 수 없었는데
오늘은
괜찮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아주 작게,
물 위에 떠 있다.
아무도 묻지 않아도
나는 내 마음에게 묻는다.
“괜찮니?”
물론 대답은 없다.
마음은 늘 말이 느리다.
대신 그 대답을 기다리는 일로
오늘 하루를 건너간다.
괜찮아지는 건
한 번에 되지 않는다.
햇살처럼,
바람처럼,
느린 것들이 우리를 데우듯
마음도 천천히 풀린다.
괜찮아지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멈춰 있는 것,
기댈 곳 없이 누워 있는 것,
그조차도
회복이 될 수 있다.
꽃은 봄을 재촉하지 않고,
바다는 스스로를 다 말리지 않는다.
우리도 그렇게
하루를 조금씩 비워내고
조금씩 채우는 일만 하면 된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기록되지 않아도 괜찮다.
가끔은 아무도 모르게
괜찮아지는 날들이
가장 단단한 날들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천천히 괜찮아지자.
그걸 허락하자.
조금 느린 숨,
조금 느린 걸음으로도
도착할 수 있는 하루면 좋겠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