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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목민 Aug 06. 2021

혼자였던 삶, 아니 혼자인 삶

108배 수행 둘째날 (21년 8월 6일)

집에서 업무를 마치고 잠깐 고민했다.

오늘 어차피 108배를 할텐데, 걷기 운동을 해야할까.

더 이상 생각하면 안될 것같아 1시간을 걷고 들어와 바로 108배를 시작하였다.

어제는 처음이라 어리버리해서 그랬는지 카운팅이 금방금방 올라가는것 같았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힘들게 했는데도 10번, 그 다음도 20번...

108배를 두번이나 반복한 것같은 이 무거움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108배를 하면서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해보라고 했는데,

힘든 엉덩이를 일으키며 다시 그 질문을 잊는다. 

다시 엎드리면서 중얼거린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40배쯤되어서 엎드리는 순간 갑자기 울컥했다.

이 울컥함은 무엇인지, 마음이 복잡해졌다. 

내가 지금 왜 이러구 있는지에 대한 마음일까,

너는 힘들지 않은것같은데 왜 나혼자만 이런 고민을 이렇게 미친듯이 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억울함일까.

내가 원하는 것이 내 가정의 파괴가 아님을 결국에는 알아나가는 것에 대한 참회일까.

태어나서 지금까지 좋은 부모를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일까.

아님 다 모르겠고,

일단 몸이 힘들어지니까 그냥 울컥한건가.


엎드릴때마다 몇번 울컥거리다가,

오늘은 이만하면되었어. 이런 과정이 필요한거야. 

100일동안 같은 생각을 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했다.

10년간 나에게 가족이 아닌 타인처럼 굴었던 남편이 더 미워질 수도 있고,

나는 머 잘한 거 있나. 나 또한 남편을 가족이라고 생각한 적 있었나 참회를 하는 순간도 있을 수 있고,

남편을 감싸주고 싶은 날도 있을 수 있을테니.

일단 100일동안 나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이렇게 기록해보도록 하자.


오늘은 108배 시작 이틀째이니, 크게 욕심부리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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