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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세계여행 11화) 덴마크를 베이스 캠프로 유럽

베이스 캠프로 유럽을 다니다 (이탈리아)

by 꿈꾸는 유목민


이탈리아의 로마는 일 적으로는 아무 일정이 없었다. 하지만, 유럽 여행이라고 하면 누구나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은 꼭 일정상 넣는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로마는 정말 순수히 나의 관광일정으로 넣었다. 2박 3일이었는데 예스가 호텔로 예약을 해줘서 일단 하루는 호텔에 묵었다. 너무 재미가 없었다.

대학생들의 유럽 배낭 여행은 게스트 하우스가 숙소일텐데 직장인의 유럽 여행은 호텔이라고 생각한건 아니었다. 그냥 어쩌다보니 하루 호텔에서 자게 되었다.


농업적 근면성을 발휘하여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바티칸을 갔다.


여기서 잠깐! 바티칸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 위치:이탈리아 로마 안에 위치함.

- 면적:0.44km2

- 기후:중부 이탈리아의 지중해성 기후

- 수도:바티칸시티

- 종교:로마 가톨릭교

- 인구:836명 (2012년 기준)

- 언어:이탈리아어

- 화폐:유로화(EURO)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는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바티칸입니다. 19세기 이탈리아가 근대 통일 국가로 바뀌면서 교황청 교황령을 상실하게 되자, 1929년 라테란 협정을 통해 이탈리아로부터 교황청 주변 지역에 대한 주권을 넘겨 받아 안도라, 산마리노와 함께 세계 최소의 독립국이 되었어요.

[네이버 지식백과]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천재학습백과 초등 사회 6-2)




바티칸 가기전에 공부를 안하고 간것은 정말 큰 실수였다. 유럽 다른 나라를 방문할때도 마찬가지로 공부를 하고 가는게 맞지만, 특히 로마, 바티칸을 갈때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가야한다. 훌륭한 문화유산을 보면서, 역사를 곱씹을 수도, 감상에 빠질 수 도 없다. 자전거 여행이라든가, 여행가이드와 함께 하는것이 최상의 선택이다.


아는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몰랐기 때문에 보지 못했다.


바티칸은 꼭 가야했기에 새벽에 일어나서 바티칸을 한바퀴 돌고, 그래도 내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소에 왔구나..생각하며 트레비 분수 쪽으로 갔다.

이때는 구글맵은 물론 휴대폰도 없을 때이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로마의 지도를 갖고, 로마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큰일이다.


지도를 못본다.


그래서 그냥 마냥 걸었다.. 걷다가 보면, 또 트레비 분수에 와 있다. 트레비 분수 근처에서 쉬고 있는데, 저쪽에서 지도를 들고, 두리번 두리번하는 키작은, 누가봐도 한국 언니가 있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서 한국사람이냐고 물었다. 화들짝 놀라셨지만, 이내 친해져서 같이 다니게 되었다.


나중에 언니가 한국 사람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 중에, 옆을 슬쩍 지나치면서 "짬뽕, 짜장면" 하고 속삭였을때 쳐다보거나 반응하면 한국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다음에 꼭 써먹어야지 했는데, 아직까지 써먹지는 못했다.



나와는 다르게 언니는 지도를 아주 잘 보셨다. 그 언니와 원형극장도 가고 바티칸도 다시 갔다. 바티칸에 가긴 했지만 그냥 쭈욱 돌아본게 다라서 언니가 바티칸에 간다 길래 따라 갔다.


너무 운이 좋게도 신혼여행을 온 신혼부부와 가이드가 있어서 뒤에 따라 붙어서 듣기도 했고 (신혼부부 허락하에), 판사 부부들에게 붙은 여행가이드 뒤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본인의 직업이 괜찮다고 생각하면 직업을 밝힌다. 어딜 가면, 그냥 평범하게 아저씨라고 밝히는게 싫은가보다)


하루종일, 밤이 되도록 돌아다녔다. 19시간 정도 걸었고, 마지막에 언니를 처음 만났던 트레비 분수에 다시 왔다.


언니는 사진을 나의 독사진을 몇장 찍어줬는데, 지도는 잘 보지만 사진은 못찍는 분이었다. 위에 사진에서 손을 흔드는게 내가 아니라, 왼쪽에 앉아있는게 나다. 이 사진은 상당히 양호하다고 할 수 있다.



바티칸 광장에서 분명 사진을 찍은게 있는데, 현상을 하고 나니 그 사진이 없는거다. 그런데 자세히보니, 언니가 사진을 찍는 순간에 어떤 사람이 지나가면서 나를 다 가렸다. 내 운동화만 사진에 나와있는 거다.



나는 언니가 있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로 이동했다. 호텔은 아무래도 재미가 없다.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로마에 여행온 사람들과 맥주한잔씩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짧은 기억이 있다. 그곳에서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북한사람이었는지, 아니면 거기에 묶었던 청년이 북한 청년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북한 사람을 우연히 만나보았다.


한국에서 사온 한국스러운 열쇠고리를 게스트하우스에 기증했던 단편의 기억.


이탈리아 로마는 지나가다가 경찰이 이태리어를 쓰지 않는다며 머라고 했고, 도시 자체도 깨끗하지 않았다. 하지만 엄청난 세계문화유산을 갖고 있고, 그 후손들이 그걸로 어마무시하게 잘 먹고 살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 부럽긴했다.


이탈리아는 몇 년 후에 베네치아만 가보고 다른 곳은 가지 못했는데, 나중에 기회가되면 "냉정과 열정사이"에 나온 두오모 성당을 꼭 가보고 싶다.


그리고나서 프랑스 리옹으로 이동했는지, 아니면 리옹에서 로마로 간건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공항에서 한국 아줌마, 아저씨 단체 관광객을 마주쳤는데 공항바닥에서 신문지 깔아놓고 소주를 김치와 함께 마시고 있는 것을 보고 경악하고, 얼른 들고 있던 한국어로 쓰여진 관광책자를 숨겼던 기억도 있다.



꿈꾸는 유목민

세계여행의 기록

덴마크 출장의 기억(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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