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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목민 Aug 14. 2021

아스퍼거를 빼고 보세요

108배 수행 9일째 (21년 8월 14일)

"저는 선생님, 남편이 아스퍼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냥 남편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요. 일부러 나를 골탕 먹이려고 저런게 아니라 저게 어쩔 수 없는 저 사람의 성향이고 저런 사람인데 나를 만나서 힘들수도 있었겠다.. 그런생각을 했어요.."


상담 선생님은, "거기서 아스퍼거만 빼세요. 저 사람은 그냥, 그래.. 저 사람의 한계구나.. 저렇구나.. 그것도 약간 떨어져서 바라보시는 거에요. 그런데 정말 남편이 아스퍼잖아요? 그러면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이 또 따라와요.."


어떤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이 따라 올까. 


대화를 안한지 2달째, 아이를 통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했더니, 그건 아이를 이용하는 행위라며 절대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하신다.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는데 한문장 한문장 혼나는 느낌이 든다. 내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니까, 아이를 통해 대화하는 일따위는 이제 하지 않기로 한다. 


오늘은 한 스텝 나가본다. 대화는 하지 않았지만 아이를 통해서 전달하지 않았고 간단한 말들은 시작했다. 그리고 함께 용인곤충테마파크에 가서 아이가 1년동안 계속 졸랐던 장수풍뎅이를 데려왔다. 가는 내내  세 식구가 곤충, 바다동물 퀴즈를 내면서 갔다. 목소리가 커지며 한껏 기분이 좋아진 아이다. 


용인곤충테마파크에 가는 동안 10년동안 고쳐지지 않는 난폭운전은 여전하지만, 그냥 받아들이기로 한다. 최소한 예전처럼 우리를 태우고 운전하면서 휴대폰 게임은 하지 않으니까, 운전중에 네비를 조작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하지 않으니까.


아이가 산책하자고 아빠를 끌고 나간 동안, 오늘의 108배 수행을 완료하였다. 무릎이 나갈까 걱정했는데 아직은 괜찮다. 상담선생님은 108배를 하는 동안 질문에, 명상에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냥 지금 내 무릎이 아프구나, 지금 내가 땀이 나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해도 된다고...다른 생각이 들때면 고개를 젓고 다시 질문에 집중하려 했는데, 그냥 나의 108배에 나의 생각의 흐름을 맡기기로 한다.


오늘의 108배 질문

"이 상황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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