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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세계여행 13화) 덴마크를 베이스 캠프로 유럽

영국으로 온 친구

by 꿈꾸는 유목민


덴마크에 가기 전, 그 당시 엄청난 붐을 일으켰던 아이러브스쿨의 초등학교 동창들을 자주 만났다. 복학생이거나,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등학교 동창들이 아이러브 스쿨이라는 플랫폼에서 만났으니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었는지..


모임을 주관하는 건 대부분 내가 맡았다. 동창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쪽지를 보내고 모임장소를 정하는 일.


우리는 젊었고, 재미있었다. 새벽까지 술 마시다가 엄격한 부모님이 계신 남자 동창이 집에 잠깐들어가서 새벽낚시 다녀온 척 낚시대를 잡고 잔 일도 있었고, 어떤 날은 초등학교 3학년때 전학 온 얼굴 하얗고 그 공부잘했던 그 남자애가 나온다고 하자, 여자동창들이 다들 난리가 났다. 어떻게 변했을까, 얼마나 더 멋있어졌을까를 기대했었다. 결전의 그날, 그 남자동창이 나왔는데....


어렸을때 이쁘거나 멋있으면 커서는 실망스럽다며, 다른 동창들은 처음 나온 그 동창에게 엄청나게 술을 먹였고, 그 친구는 수원역 바닥에 피자를 한판 만들고 사라졌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아이러브스쿨에서 다시 만난 동창 중에, 초등학교 때는 별로 친하지 않았던 여자 동창 S가 있었다. S랑 나는 모임을 주도하면서 친해졌는데, 키 177cm 에 호리호리한 키에 모델이었다. 모델일을 전문적으로 했다는 것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모토쇼를 할 때 메인 턴 테이블에 섰던 친구이기도 하다.


S는 내가 덴마크에 간다고 하자, 언제인지 기약하지는 않았지만 유럽으로 조인해도 되냐고 했다. 나는 기꺼이 오라고 했고, 그렇게해서 내가 덴마크에 있는 동안 계획했던 내 유럽 일정의 마지막 여정인 영국에서 조우하기로 했다.


S의 첫 해외 여행 여정은 그렇게 녹녹치 않았다. 캐세이퍼시픽을 타고 오기로 했는데, 현금을 뽑아서 비행기표를 사려고 했다가 소매치기를 당한건지 길거리에서 잃어버렸지 그 돈을 몽땅 잃어버렸다. 아깝지만 이왕 오기로 한거 맘을 추스르고 내가 항공료를 빌려주었다. (나중에 할부로해서 다 받았다) 영국에 예약되어있는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S는 오전에 도착하고, 나는 저녁쯤 영국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해외여행이 처음인 S,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홍콩에서의 환승, 아무짓도 하지 않았는데 서면 떨리는 이미그레이션까지.. 나는 걱정이되었다. 그래서 S에게 일단 이미그레이션에서 질문할 리스트를 워드화일에 정리해서 달달달 외우라고 주었다. (Why are you here?/How long are you staying?... etc..) 그리고 영국은 택시비가 살인적이니 절대 공항에서 호텔까지 택시를 타지 말라고 공항에서부터 호텔까지 지하철 타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드디어 영국에 있는 호텔에서 S를 만나는 날이다. 그때는 휴대폰도 없는 시절이라 친구가 잘 도착했는지 알길이 없다. 그냥 호텔에 가서 예약한 내 이름을 알려주었더니, 다행히 친구가 도착했고, 우리는 격렬하게 재회했다.


친구는 비행기를 처음 타봤는데, 너무 긴장하기도 했고 비행기 멀미를 해서 비행기 안에서 쌍코피가 터졌고, 내려서 짐을 찾는 방법도 몰라서 짐을 분실한 줄 알고 한참을 헤맸으나 누군가의 도움으로 다행히 짐을 찾았고, 큰 캐리어를 들고 지하철을 탈 엄두가 나지 않아 당연히 택시를 탔는데, 영어도 못하고 횡설수설하니 택시기사가 돈을 보여달라고 하였다며 다다다다 그날 있었떤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당시 택시비로 약 15만원?을 쓴것이다. (너무 아까운 택시비...)


나는 유럽에서 이나라 저나라 공항에서부터 호텔까지 이동할때 택시를 타지 않고 다 지하철을 탔다.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서 말이다. 회사에서 지원받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아침형인간이고, 이렇게 유명한 관광지를 왔으니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을 먹고 온 돌아다니고 싶었으나, S는 느긋한 올빼미형이었고, 한국에서는 가까운 거리도 무조건 택시를 타고 이동했고 걷는 건 10분이상 해본적이 없는 공주형 인간이었다. (S가 이 에세이를 보면 어쩌지? ㅋㅋㅋㅋ)


우린 여기서부터 안맞기 시작했다. 이건 서막에 불과했다.


좌충우돌 S와의 런던 여행기는 해피앤딩이었을까, 새드앤딩이었을까?


꿈꾸는 유목민

세계여행의 기록

덴마크 출장의 기억(영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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