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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세계여행 14화) 덴마크를 베이스 캠프로 유럽

영국에서 무슨일이

by 꿈꾸는 유목민


S와 나는 만난 첫날은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며, 잠들었다. S는 나에게 선물로 CD 플레이어와 장혜진의 음반, 그리고 하늘색 이쁜 잠바를 선물로 주었다. 이 훈훈함이란.


다음 날이 되자 조식을 먹으러 내려가야했다. 나는 조식을 먹으러 가려고 그냥 세수만 하였고 추리닝 바람으로 가려고 하였는데, 친구는 샤워까지 하고, 곱게 화장도 하고 조식을 먹으러 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식먹으러 가기까지 1시간이나 걸린다니! 말이 되는가? (지금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난 변하지 않았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으니까..하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쨌든 친구는 곱게 화장을 하고, 머리도 이쁘게 다듬었다. (모델이니 그랬을 듯)


조식을 먹고 돌아와서 우리는 짐을 쌓다. 영국에서는 업체 방문 일정이 아니고, 나의 개인적인 관광 일정이기 때문에 호텔에서 회사돈을 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거기다가 호텔은 런던 시내에 있는 고급호텔급이어서 비싸기까지 했다.



알아보지도 않고, 이 호텔보다는 싸겠지 하는 마음으로 S와 그 큰 캐리어를 끌고 런던 시내의 싼 호텔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이게 왠걸, 우리가 묵었던 호텔보다 싼 호텔은 없었다! 우리가 그 호텔을 그 가격으로라도 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스가 여행사를 통해서 여행사 패키지로 싸게 예약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점심 정도 되어서, 다시 처음 묵었던 호텔로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 장면이 생각나 너무 웃긴다)


호텔 프론트에 계시던 직원분께 열심히 설명했다.


"우리 아까 여기서 체크아웃했는데, 호텔을 찾아보니 우리가 여기서 묵었던 방보다 싼걸 구할 수가 없어. 다시 체크인하게 해줄 수 있어?" 그랬더니, 프론트 직원이 막 웃으며 손가락으로 나갔다, 들어갔다를 표현하며, "너희 체크아웃했다가 다시 체크인 하려고 하는거야?" 라고 물었다.


우리는 그렇다고 했고, 호텔 프론트 직원은 우리가 묵은 호텔의 가격은 여행사를 통해서 엄청 싸게 들어온거라 체크아웃했으면 다시 그 가격으로 들어올 수 없다고 절망적이게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러더니 여기저기 알아보더니, 한 명 조식만 포함되지 않은 가격으로 동일하게 해 줄 수 있다고 하였다.(런던은 무조건 영국신사) 우리는 일단 너무 감사하다고 한 후에, 다시 애원했다. 그냥 한명도 조식을 제공해 줄 수 없냐고...


결과는?


두 명 조식 포함! 금액은 전날 보다 조금 비쌌다. 하지만 이게 왠 횡재냐하며, 한국에서 가져온 전통 마스코트 열쇠고리를 선물로 주었다.



S는 오전에 걸었기 때문에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했다. 하지만 나는 시내 관광을 감행하였다. 비는 추적추적 내렸고, 월요일이라서 그랬는지 많은 곳이 문이 닫혀있었다.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밤이 되었다. 런던 브릿지인지, 타워 브릿지인지 생각나진 않지만 다리를 쭉 걸어왔다. 그런데 S가 갑자기 카메라의 케이스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카메라는 S의 아버지꺼). S는 이미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하며, 거기까지 갈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나는 일단 다리 끝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한 후 그 긴 다리를 끝까지 걸 어 가서, 카메라 케이스를 찾았다..



S는 무척이나 고마워했고, (지금도 그때의 이야기를 꺼내면 너무 고마워한다) 우리는 맛있는 샐러드를 만족하며 먹었다.S는 자기 인생에서 이렇게 많이 걸어본 적이 처음이며,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 날 S는 다리가 너무 아프다며, 본인은 시내 관광을 하지 않고 호텔방에 있겠다고 했다.



어쩔 수 없다.. 나라도 다녀야지. 난 하루종일 시내 관광을 하고 돌아다니고, S의 무릎에 붙일 파스와 맥도널드 햄버거를 사서 호텔에 들어갔다. 하루 종일 집에서 혼자 남편을 기다린 아낙내처럼 S는 너무도 반겨주며, 고마워했다. S는 혼자 호텔에 있으면서 많이 힘들고 아팠을 것이다.


우리는 저녁에 있는 뮤지컬 캣츠를 보러 다시 나갔다. 원어로 보는 뮤지컬 캣츠는 인생 뮤지컬이었다. 뮤지컬하면 런던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뮤지컬을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지하철에서는 옆에 잘생긴 청년이 있다며 살짝 기대보라고하여, 사진도 찍어주며, 우리는 즐겁게 호텔로 다시 돌아왔다.


이제 영국에서의 여행이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S는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덴마크로 나와 함께 간 후, 독일의 뒤셀도르프에서 플라스틱 부품 전시회를 나와 예스랑 함께 간 후 한국에 돌아가는 일정이었다.


S와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꿈꾸는 유목민

세계여행의 기록

덴마크 출장의 기억(영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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