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에서 데이비드 실즈는 이렇게 말한다.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다. (여행의 이유 p64)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여행을 좋아하고, 평생 여행하며 살아온 나에게 (출장을 여행의 일부라고 한다면), 그리고 여행을 먼 여행을 떠나고자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여행의 이유를 만들어주는 책이 되었다고나할까..
3년 전, 미국출장 때 '여행의 이유'를 가져갔지만 읽지 않고 고스라니 가지고 돌아왔는데, 지금에서야 읽다니 새삼 억울하다. 김영하 작가의 글솜씨가 이렇게 좋았다니! 라며 감탄하며 내내 읽었다. 그의 여행의 이유와 나의 여행의 이유가 일치하는 지점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거바!! 내가 왜 여행을 좋아하는지 알겠지?'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Armchair Traveller (방구석여행자)에 대한 이야기,
처음 중국여행을 갔을 때 그곳에서 만난 안형사님에 얽힌 이야기,
프랑스에서 파업할 때 기차를 타고, 거기서 벌어진 일,
미국에서 허리캐인이 지나간 후 아파트에서 몇개월동안 게임중독에 걸린 일,
호텔을 좋아하는 이유,
노바디의 여행,
한편한편 나의 여행을 돌아보게 하는 그의 글쓰기의 마력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