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정된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로 부동산에 가기로 했다. 집주인 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시길, 부동산에서 본인의 도장을 파서 도장을 찍어주기로 하셨단다. 그래서 궂이 본인이 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오래 거래했던 부동산이라 괜찮다고 말씀하기도 하셨다.
회사에서 연말결산 끝나고 멕시코쪽에서 사고가 터져서 대응방안을 수습하느라 오전 10시 30분쯤 부동산에 전화를 해서 11시 30분쯤에 부동산에 가려고 한다고 했더니, 본인들이 안되니 1시 30분쯤에 오라고 한다.
알겠다고 이야기하고 점심시간에 산책도 못하고 앉아서 업무를 보았다.
시간이 된걸 확인하고 도착해서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는데 싸늘한 표정이 돌아온다.
"남편 주소를 제주도로 옮기면 되는데 왜 궂이 명의자를 옮기려고하세요? 어차피 아이 학교가는 거면 아빠주소가 거기 있으면 되는거 아니에요?"
어제 다 끝난이야기라 순간 당황했지만
"아.. 그래도 되는데요, 제가 제주도에 가서 살거라서 제주도 주민 혜택 받으려면 제가 주소를 이전하는게 맞아요" 라고 대답하며, "집주인분이 못오신다고 부동산에서 도장을 만들어서 찍어주실꺼라는데요?"라고 화제를 바꾸었다.
"그렇게 말씀하세요? 도장 안만들었는데" 라며 횡설수설 반복하시는 부동산 사장님.
대뜸 나에게 "도장 파오시면 안되요? 2-3천원밖에 안하는데"라고 말한다.
"제가요?"
왜 나한테 집주인 도장을 파오라는 것인지 머릿속에 입력이 되지 않는다.
그냥 듣기만해도 뭔가 불법의 향기가 나는 행동이 아닌가? 아니, 세입자가 집주인의 도장을 파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라니!
"집주인의 도장을 세입자가 파는게 말이 되나요?"라고 물어봤다. "불법 아닌가요?"라고 한번 못박고.
그럼 집주인에게 전화해서 부동산으로 도장을 가지고 오라고 하자고 한다.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도장 가지고 있는게 없어요~ 도장을 우리가 파려고 하면 법무사를 대동해야해요"라고 부동산 사장님이 이야기한다. 헐.. 이게 무슨 말장난인가? 법무사 대동해서 해야하는 일을 세입자인 나를 시켰다고?
그러면서 집주인에게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고, 집주인이 집이 동백이라고 대답하는 소리가 들린다.
대뜸 나에게 "내일 동백에 다녀오세요"하는 것이 아닌가?
"네??" 라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자. 집주인분이 전화기 저 편에서 "제가 내일 부동산으로 갈게요"라고 대답한다. 집주인분이 토요일에 오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계약서를 써 놓은지 알았는데, 지금부터 작성하기 시작한다. 업무중에 잠깐 나온거라고 빨리 가봐야한다고 하자 도장을 두고 가라고 한다.
남편에게 씩씩거리며 부동산 사장이 했던 말들을 그대로 전하자, 남편이 머 그런 부동산이 다 있냐며.. 내 편을 들어준다. (남편 짱)
집에서 업무를 다시 보고있는데 집주인 전화다. 내일 부동산으로 갈 시간이 안되니 나더러 미금역 지하철역사에서 만나서 도장만 찍고 헤어지자고 한다. 우리가 아쉬운 부탁을 한 것이니 알겠다고.. 그때 만나자고 하고 약속을 정했는데, 집주인분이 나에게 도장을 파지 그랬냐고 말한다. 아마 부동산이 시킨것같다.
"그거 불법이에요~ 어떻게 세입자가 집주인 도장을 맘대로 만들어서 도장을 찍어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불법이고, 부동산 사장님도 조금전에 도장을 부동산에서 만들어서 파면 법무사 대동해야한다고 했잖아요~"라고 말했더니 집주인분이 이해한다.
이해하시는 것 같더니, "부동산 사장님께 고마워해야해요. 그거 내가 안해줄 수도 있었고, 부동산에서 그걸 꼭 해줘야하는것도 아니잖아요?"라고 말씀하신다. 이야기를 다 듣고...
"저희가 안해도 되는 부탁을 한건 맞는데요, 주인분님 새로 부동산 전세계약할때마다 몇 백만원씩 내시지 않나요? 저희는 고객이고 당연히 서비스를 제공 받아야하는 건데 좋게 해주시면 좋죠~ 그런데 부동산 사장님 이번에 너무 불친절하셨어요"
어제 읽은 책에서 그랬다.
나에게 불친절한 사람에게 내가 친절하게 대할 필요는 없다고,
어쨌든 수정 계약서 한장 짜리 들고와서 남편에게 전화해서 결과를 이야기해주니 남편 왈
"잘 참았어~"
하하하하 내 편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