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부족해

매일제주 40일차

by 꿈꾸는 유목민

주말이 다가오는 금요일부터는 상당히 분주해진다. 주말에 각자의 시간을 보낸 이웃들이 밤에 동네 마실 장소 메토이소노에 모이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번주 목요일은 아이의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총회를 하고 모였고, 금요일에는 금요일이라고 모였고, 일요일은 북토크 후 모였다. 그러고보니 책읽을 시간도, 글을 쓸 시간도, 블로그를 할 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하지만 이건 내가 선택한 즐거운 일이다보니 괜찮은데 문제는 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나의 잠부족 현상은 짜증의 발원지이다. 아이의 등교시간에 맞춰 비행기 스케줄을 맞춘 남편에게도 좋은 말을 할 수가 없고, 오늘부터 걷기로 한 글수다 글동무들과의 올레길 모이는 길도 즐겁지 않고 아무런 느낌이 없다. 하지만 따뜻한 햇볕과 청명한 공기 속에서 올레19길을 함께 걷다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제주의 풍경은 어디나 아름답다. 비현실적인 글라데이션 에메랄드 바다빛깔도 아름다운데, 노란색 유채꽃이 어울어져서 더욱 아름답다.


2시 30분쯤 집에 도착해서 1시간만 자야지하고 휴대폰을 무음으로 만들어놓고 깊은 잠에 빠졌다. 일어나서 휴대폰을 보니 부재중전화와 문자가 와 있다. 아!! 오늘 아이 학교 선생님과의 전화상담시간! 2시 40분! 올레길 걸으면서, 집에 오는 길에도 계속 생각했는데 정작 나는 수면 부족으로 인해 이성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아무생각없이 낮잠을 잔 것이다. 선생님께 바로 죄송하다고 문자를 드리고, 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가면서 기분이 좋아진 것을 느낀다.


오전에 남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지 못한 것도 괜히 미안해졌고, 아이와의 하교길도 좋았다. 동네아이들이 우리집에 와서 조잘조잘하는 것도 이쁘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조금있다가 아이를 재워놓고 책을 읽을 시간이 주어지는 것도 기대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힘들다, 하지만 한뼘 자란다. 아이도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