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앞집 일상기획자님의 집에서 아이들이 저녁을 먹는 날이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온전히 나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의 반려곤충 애양이 이야기를 쓰고, 이웃들의 아지트인 메토이소노로 가서 맥주한잔했다. 아이들은 위층에서 신나게 놀고 1층으로 내려와서 신나게 놀고 집 밖 주차장에서 잡기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았다. 그렇게 헤어지면서 드는 생각, 여행집에 온 기분이다. 매일 즐겁게 놀고 각자의 여행집으로 들어가서 잠자고, 다음날 마음 편하게 다시 만나는.
2. 아이는 내일 사려니숲길로 첫 소풍을 떠난다. 아이는 계속 사려니숲길에 혼자 가는거냐고 묻는다. 1학년 40명 가량이 함께 가는 거라고 몇번을 말해주었는데도 머릿속에 입력이 안되는 듯하다. 내일 친구들과 사려니숲길에서 산책한 후 아이는 얼마나 또 자라 있을까. 윗층 형아가 가방도 빌려주고 돗자리도 빌려줬다. 윗층 이웃이 한살림에서 아이 음료수와 과자도 챙겨주었다. 감사한다.
3. 남편이 갑자기 큰 돈을 아무말도 없이 생활비통장으로 보내왔다.
심장이 두근거리며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일이면 결혼 10주년이다. 결혼 10주년에는 그리스에 가자고 했었는데 남편이 10년동안 그 큰돈을 차곡차곡 모아온 것이다. 츤드레 첫 인정!
바로 전화해서 갑자기 부드러운 모드로 조잘조잘하는 나를 발견하고, 이그.. 이 속물.. 혼잣말한다. (그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