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브런치에 기록을 하지 못하였더니 마음속에 계속 흙탕물이 고여있는 느낌이 든다. 아이의 문제도, 나의 문제도 계속 깊숙히 지하로 뚫고 가는 이 느낌은 무엇일까. 제주에 온지 64일차인데, 제주의 풍경을, 제주의 봄을 온전히 즐기고 있지 못하는 느낌이든다. 일을 벌려놓은 것들을 명확하게 처리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고 있는 느낌도 든다. 기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귀찮아도 오늘 하루 나의 생각들이 휘발되어 버리기 전에 기록했어야했는데, 앙금으로 남은 마음들만 계속해서 쌓인다. 어제는 아이를 재우다 너무 피곤했는지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덕분에 상쾌한 하루를 누릴 수 있었는데 쓰지 못한 글들이 날라가 버렸다.
아이를 대하는 나의 마음,
오은영 박사님의 말씀대로 "제발 비장해지지 말자"
내 동생의 말대로, "아이의 감정에 집중해보자"
나의 다짐대로, "절대로 화내지 말자"
오늘 아이가 다니고 있는 제주 북초에서 1학년 담임선생님 두분과 학부모들이 원으로 둘러앉아 2시간 30분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든 교과과정을 IB 교육에 담아서 일방적인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수업을 준비하시고 실천하시는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다. 솔직히 이 모임이 있기 전에, 나는 아이가 혹시 담임선생님께 찍힌 것이 아닐까 걱정하고 있었다. 아이가 2주일동안 다리가 아팠던 이유도, 예민하고 불안한 아이의 마음이 몸으로 드러난것이 아닐까 투사하고 있었다. 1주일동안 학교를 가지 않았는데도 전화한통화 없고 문자로만 대화한 선생님, 아이가 오랫만에 학교에 갔는데 아무말도 물어보지 않았다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내 마음안에 불안이 싹텄다. 초등학교 4학년때 반 아이들 앞에서 나의 엉덩이에 강목을 휘두르시던 전선희 선생 생각이 났다. 그때의 트라우마가 아직도 나의 맘속에 남아있는데, 내 아이도 그러면 어쩌지.. 그렇게 미움받고 학교라는 곳이, 선생님이라는 사람들이 무서운 존재라고 각인되어버리면 어쩌지..라고 나를 계속해서 투사해왔다.
일단, 그런 마음들이 드는구나.. 하고 나를 바라 볼 것이다. 걱정이 되는구나..한발짝 떨어져서 바라보기로 했다. 오늘의 모임은 좋았다. 어느 학교가 이렇게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발전적이고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