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이야기, 학교이야기

매일제주 70일차

by 꿈꾸는 유목민

1. 오늘 마을공동체모임 사람들과 함께 한살림에 가서 요리를 한 후 생산자분들에게 요리를 대접했다. 내 이웃이 가면 묻지마로 따라다니고 있는데, 따라다니는 곳곳이 모두 뜻깊은 곳이다. 이렇게 수저만 올려놔도 되는지.. 하며 감사해하고 있다. 달래를 처음 씻어보았는데, 미친년 머리처럼 헝크러져있고, 꼭지의 흙이 잘 떼지지 않는 나물이라는 거 처음 알았다. 그래도 그렇게 씻고 만든 달래장을 김싸서 먹으니 정말 최고의 맛.


2. 한살림 요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갔다. 김영수 도서관에 어른들 책이 꽤 많이 들어왔다는 걸 알고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 3권을 급히 빌려서 아이를 데리러 갔다. 아이는 학교 놀이터에서 여자친구 3명에 둘러쌓여 흙을 파고, 만지고, 풀잎으로 무엇인가를 꾸미며 놀았다. 아이 학기초에는 놀이터 보초서는 것이 너무 곤욕이고 싫었는데, 요즘은 신기하게도 이런 풍경들이 좋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나보다. 아이들을 힐끔거리면서 드루앤드류의 '럭키드로우'를 읽었다. 역시 대단한 밀레니엄 세대. 이렇게 중년의 나에게도 모티베이션을 주다니.


3. 학교 담장 밖쪽으로 할머니가 아이들을 향해 화를 막 내고 계신다. 할머니가 떠나고 무슨일인지 그쪽으로 가서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는데, 4학년아이가 담장밖으로 어떤 물건을 내던졌고, 그걸 맞을뻔한 할머니가 화를 내신것이었다. 그 아이에게 다가가 무엇을 던졌냐, 왜 던졌냐고 물어보자. 처음에는 내 말을 못들은척 대답도 않더니 무슨말을 하는거냐고, 자기는 던진적없다고 시치미를 떼었다. 주변에 10명이 넘는 목격자들이 있는데도 말이다. 몇학년 몇반이냐고 묻자, 대답을 하지 않는 아이. 그 옆에 있는 동생이 4학년 1반이고, 이름까지 알려주었다. 그럼 나는 선생님께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고 뒤를 돌아 휴대폰이 놓여져있는 곳으로 가고 있는데, 뒤에서 그 아이의 표효하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어떻게 상황을 대처해야하는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교무실로 전화를 드렸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1학년 학부모입니다. 지금 학교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4학년 1반 xx가 담장밖으로 어떤 물건을 던져서 지나가시던 할머니께서 맞을 뻔했어요. 할머니는 무척이나 화를 내셨구요. 그래서 왜 그랬냐고 물어봤더니, 시치미를 떼고 자기는 그런적이 없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제가 학교에 전화를 드리는게 맞겠죠?"

교무부장 선생님께서는 그 아이에 대해서 알고 계신듯했다. 아직 거기에 있냐고 물어보시고 잠시후 나타나셨는데, 교무부장 선생님이 나타나서 이리로 내려오라고 해도 그 4학년 아이는 미끄럼틀 위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결국에는 담임선생님이 나타나 그 아이를 데리고 교무실로 가는듯했다. 휴...


4.내일은 어린이날이다. 마을공동체 아빠들은 몇일전부터 회의를 하면서 메뉴를 짜고, 게임을 구상하고, 그것을 빙자해서 술자리를 갖기도 했다. (그래도 좋다..)

요즘 남편의 모습에서 마쵸의 모습을 보면서 좀 놀란다.....

제주도 와서 나름 노력하고 넘 즐거워하는 남편에게 나는 어떤 불만이 또 스믈스믈 올라오길래, 그러지 말아야지. 잘 해줘야지. 라고 다시 다짐한다.

어쨌든, 어린이날이 기대되기는 성인이 된 이후에 처음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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