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카페로,오늘은 도서관으로 이웃 글쓰기 친구와 함께 했다. 쓰려고 하는 책의 목차를 책 두권 낸 전문가의 포스로 다듬어주고나니 확실히 내가 써야할 방향이 잡혔다. 목차는 일단 쓰면서 계속 다듬을 예정이고, 오늘의 목표는 꼭지글 2개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첫 독서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책들은 주문해서 받아놨고, 남편이 육지에서 지난주에 오지 않은 바람에 받지 못한 책들은 도서관에서 바로 빌렸다. 그 책들을 다시 읽으니 20년 7월부터의 여정이 쭉 펼쳐진다.
아이를 데리러 가야하는 시간이라 오늘은 글을 마무리하지 못하겠지 싶었는데 이웃 글쓰기 친구가 아이의 저녁밥까지 책임져주겠다고 한다. 본인도 원고를 곧 투고해야하는데 배려해주는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 저녁 글쓰기는 칠성로 먹자골목의 카페 파스쿠치에서 혼자 했다. 아무래도 에이바우트보다는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 곳이라 조용한 글쓰기가 가능한 곳. 시끄러우면 이어폰을 끼면 되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없는 곳에서 글이 더 잘 써지는 것은 분명하다.
한참 글을 쓰고 있는데 그룹장님께서 메일을 보내셨다. 연봉협상 화일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룹장님께 전화가 왔다.
"그룹장님!!! 잘 지내세요?"
"아니~~ 못지내..."
"윽.. 목소리에 힘이 없으시네요..."
"그러니까.. 아주 부러워죽겠어.. 주로 그렇게 다른곳을 가면 얼마 안 있어서 방에 쳐박혀 있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매일 행복해? 인스타에서 싫어요를 누르고 싶은데 싫어요가 없어서 좋아요를 누를 수 밖에 없어.."
"하하하하하" 함께 웃는다.
내가 담당하던 북미에서 일이 계속 터진다고 한다. 코로나 재택근무는 아직 종료가 되지 않았고, 정작 사무실에는 그룹장님포함 3명만 출근을 하고 나머지는 멕시코로, 미국으로 출장 가 있는 상태이다. 이런 저런 사담을 나누고, 연봉협상이야기를 한다. 솔직히 연봉협상이라고 할 것도 없다. 원래도 연봉협상을 사측과 위원회 측이 끝내고나면 일반 사원들은 그대로 사인을 하는 것으로 끝난다. 더욱이 나는 휴직자이니, 할말은 더더욱 없다.
휴직자임에도 연봉계약서의 자릿수가 변한 것을 보니 문득 직장으로 돌아가서 월급 마약을 주입 받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아주 잠깐 들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다. 나의 행복과 시간을 그 돈에 팔 수는 없지. 일단 실컷 끝까지,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자. 그때 결정해도 늦지 않으니.
“중요한 일에 시간을 쓰지 못하면, 그 시간은 자신의 소유가 아니다. 그것은 당신에게 그 일을 시킨 사람의 시간이 된다. 먹고 살기 위해 시간을 팔았다면, 그것은 자유를 판 것이며, 아무래도 훌륭한 행위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구본형 익숙한 것과의 결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