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글수다를 이끄시는 김재용 작가님의 제주도 글스테이에 글을 쓰기 위해 왔다 실은 책을 쓰기 위해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책을 쓰는게 맞나.. 이 주제가 맞나.. 계속 하는게 맞나.. 이런 자기 의심을 하게 된다. 그런 마음을 다잡기 위해 김재용 작가님이 운영하시는 글감옥에 오니,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새 지저귀는 소리와 살랑거리는 바람 소리만 들리는 이곳은 고개를 들면 한라산이 보인다.
글을 쓰다가 문득 들어 저 멀리 한라산을 바라볼때마다 경이로움에 가득찬다.
먹구름이 밀려와 금새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가 다시 고개를 들면 먹구름은 흰색 구름으로 바뀌어있고, 다시 고개를 들면 파란하늘이 보인다. 해가지는 모습은 반대편에 있어서 보지 못하는 것이 자못 아쉽다. 내일 날이 맑으면 석양무렵 꼭 산책을 해 봐야겠다고 다짐한다.
오후 늦게 잠시 산책을 나갔다가 너무도 조용한 마을 정경에 잠시 압도되어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냥 이 시간을 즐기리라 다짐하며 짧은 산책을 끝내고 황홀한 글감옥에 다시 갇혔다.
작가님께서 손수 지어주신 돌솥밥에 6첩반상을 받아보니, 내가 이런 집밥을 먹어본게 언제였더라...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정작 글은 몇 편 쓰지 못했지만 하루종일 집중하느라 배가 고프던 차였는데, 욕심을 부려 싹싹 비우고 나니 마음까지 채워지는 기분이다.
뇌도 손가락도 움직여지지 않는 상태가 되어 잠시 브런치로 피신을 오니 살 것 같다. 나는 여태껏 쓰지 않고 어떻게 살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