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제주 123일차
남편이 육지에서 오지 않는 주말은 온전히 아이와 나의 시간이 된다
하지만 이번주말은 조금 달랐다.
토요일은 우리 이웃 아홉가정의 아내들이 에니어그램 선생님을 모시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에니어그램 참여수업을 했고, 저녁에는 한시간 거리의 가시리에서 김재용 작가님의 북토크가 있었다.
아이는 동네 아빠들이 하루 종일 맡아주었다.
이런 저런 일이 있었나보다.
아무튼 일요일인 오늘..
오전에 아이 승마 수업을 데려갔다가 집에오고,
점심에는 우리 아이와 이웃집 아이들에게 짜장밥을 해주고,
오후 3시부터 김연수 작가님의 '죽은 시인은 어떻게 되살아나는가'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었다.
백석시인에 대한 소설을 쓴 이야기였다.
소설가의 눈은 어떤지.. 정말 감동적인 강연이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아이와 함께 청수리 반딧불이 축제에 다녀왔다.
청수리 반딧불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게 반딧불이가 분포되어있는 반딧불이 서식지...
청수리 곶자왈이다.
밤 8시 45분부터 시작하는 코스라
이미 오늘의 체력을 승마와 수영과 동네아이들과 뛰어노는 것으로 소진한 아이는 걷는 것을 너무 힘들어했다.
하지만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에버랜드에서 반딧불이를 보기위해 3시간을 기다리고 10분을 보았는데,
차원이 다르다.
날지않는 암컷은 바닥에 깔려있고, 수컷들은 빛을 내며 짝짓기할 암컷을 찾아 날아다닌다.
마법같은 캄캄한 곶자왈을 걸었다.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1시간 20분 코스 중 반은 30킬로를 육박하는 아이를 업고 캄캄한 밤을 걸었다.
그래도..
아이가 오늘 반딧불이의 추억으로 행복하게 잠 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