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제주 125일차
청수리 반딧불이 축제를 보고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넘었다.
아이의 월요일이 걱정되었는데 생각보다 잘 버텨주었다.
8시 30분에 재우면서 아이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꼭 끌어안으며 서로 주고받듯이 뽀뽀를 했다.
"태윤아, 반에 좋아하는 여자친구있어?"
"음... 글쎄... 1반, 2반 남자애들은 다 좋아해"
(아.. 다행이다.. 학교가기 싫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건 친구들 덕분일게다)
"그럼, 여자친구는 누구 좋아해?"
아이가 대답을 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아이반과 옆반 여자친구들의 이름을 대며 물어보았다.
다 아니라고 한다.
얼마 전 아이와 짝이 된 여자친구의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하니 좋아해?"
아이가 망설이더니... 어둠속에서
"어.."라고 한다.
엄마 호들갑을 떨며 "정말?" 하며 확정시켰다.
"2반에는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있어?"
(아이 학교는 학년당 2개 반 밖에 없다)
2반에 아는 아이는 한명밖에 없어서
"소연이 좋아해?" (가명)
"어..."
(아싸~ 다 맞췄다)
비밀이라고 말하는 아들...
갑자기 아들이 이야기한다.
"그런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자가 누군지 알아?"
"누군데?" (내심기대)
팔베개하고 있던 아들이 딱밤 때리는 손짓으로 내 볼을 툭 치며 말한다
"엄마!"
순간 아팠지만, 너무 좋아서 빵터져서 웃는 나와 함께 좋아하는 아이.
빨리 잘 때마다 이렇게 소곤소곤 이야기하기로 하고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