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기록 첫번째 북토크, 북티크
지난 4월 처음으로 유명한 작가를 사석에서 만났다. 블로그의 점으로 연결되었던 친한 블로그 이웃 오프라인 공간에서 했던 북토크에 초대받았고, 그 블로그 이웃이 저녁식사까지 초대해주었다. 유쾌하고 신나고 처음으로 유명한 분을 사석에서 만난다는 설레임에 고조되어있었다. 저녁을 먹고 찻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2개월 후 출간을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간략하게 나에 대해 소개 했다. 매일 책을 읽고 매일 리뷰를 한다고 했다. 함께 간 친한 사람도 계약이 진행중이고 올해 9월에 책이 나올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서로의 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유명작가님께서는 내 책은 내가 팔아야지 출판사에게 기대하면 안된다고 하셨다. 솔직히 좀 놀랐다. 출간 계약을 한다고 끝이 아니구나.. 더 험난한 길이 예상되어있구나. 싶었다. 그럼 나는 어떻게 책을 팔아야할까 그 자리에서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대화가 무르익을 무렵, 유명작가님께서는 함께 간 친한 사람에게 당신이 9월에 책을 나오면 유명한 서점 (첨들어보기는 했다)에다가 전화해서 나의 이름 (유명작가)을 대고 그 분이 북토크 사회를 봐주신다고 하라고 했다. 함께 간 친한 사람이 함성을 질렀다. 나도 함께 박수를 치며 좋겠다고 했는데 그럼 나는 6월이 책이 나오니까, 나도 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며 조금전에 말씀하셨던 갑자기 유명 작가님이 앞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내 책은 내가 팔아야 한다' '거절의 수모도 견뎌야 한다'그래서 심장이 쿵쾅쿵쾅 미칠 듯이 뛰는데 말을 꺼냈다.
"저의 북토크 사회도 봐주시면 안되요? 작가님?"
유명작가가 잠시 생각하더니
"네, 선생님은 안되요"라고 말했다.
순간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은 다른 방식으로 쿵쾅거렸다. 그걸 질문한 나는 땅으로 들어가버리고 싶었다. '괜히 물어봤다....'
왜 안되냐고 물어보자, 자신과 분야가 겹친다고 했다. 바로 도서리뷰 분야이다.
'응????'
거절의 두려움을 이기라더니 바로 첫번째 거절을 경험했다. 분위기를 가라앉히지 않기 위해 입으로는 웃고 있었다. 친한 사람이 신나하는 걸 느끼며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화끈 거리는 얼굴은 어쩔꺼? 유명작가님께서는 잠시 후 우리 출판사 대표님이 장소를 섭외하고 거꾸로 본인에게 북토크를 열어달라고 요청하면 북토크 사회를 봐줄 수 있다고 했다. "와~~!" 하고 신나는 척 했지만 실은 기쁘지 않았다. 그 이후의 대화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며칠 후 육지에 가서 엑셀에 정리한 마케팅 계획을 출판사 대표님께 보여주었다.그 안에는 '유명작가님이 사회를 봐 주시는 북토크'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 날의 일을 이야기했다. 지금 시점에서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내가 상황을 건조하게 이야기했을 수도 있다. 육지에서 출판사 대표님을 만나고 이틀 후 대표님은 제주 북페어에 참여하시기 위해 당일번개치기로 제주에 오셨다. 오전 일찍 바닷가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서의 기록 굿즈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북토크는 어떻게 할 것인지, 앞으로 출판사의 기획위원이 되어주면 좋겠다는 말씀도 하셨다.
마지막으로 유명작가가 사회를 봐 주는 북토크에 대해 대표님은 말씀을 꺼내셨다.
"유명작가가 사회보는 북토크 좋죠.. 그런데 그게 초보작가인 작가님에게 도움이 될까 생각해봤을때.. 사람들은 유명작가님을 보러 올 가능성이 크고, 결국에는 작가님의 책 보다는 유명작가님의 책이홍보될 가능성이 커요.. 저는 그건 안하는 걸로 했으면 좋겠어요.."
마음의 찜찜함이 남아있었는데 명쾌한 대표님의 말씀으로 상황이 정리되었다. 그 부분은 털어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6월 17일 독서의 기록 첫 북토크가 서울 북티크에서 열렸다. 장소를 섭외하고, 모든 준비를 해 준 평범한 기적이 사회도 봐 주었다. 무슨 옷을 입고 올건지 물어보기도 했다. 주인공은 언니여야 하니 자신은 최대한 튀지 않게 입겠다고 했다. 그런것까지 신경써주는 모습이 역시 베테랑 북토커였다.
사전에 북토크 참여자를 받았는데 그 유명작가님이 명단에 있었다. 입금도 하시고 책까지 예약구매하셨다. 감사한 일이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인연의 끈을 계속 잡아주신 유명작가님께 마음으로 감사드렸다. 맨 앞에 앉으셔서 엄청난 호응도 해주시고 휴대폰 녹화 촬영을 봐주시기도 했다. 첫 북토크, 떨릴 수 있었는데 떨리지 않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꿈유부족'과 '언니공동체' 멤버들이 대부분이었고,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있었다. 모두 내편, 감사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던 듯 하다.
그런데 참석자 리스트에는 블로그에서만 이름을 들어보았던 누군가가 있었다. 얼마 전 도서인플루언서도 되었다고 했고, 이름이 익숙해서 기억을 더듬어 찾아보니 22년 5월에 노마드쉬즈님 플랫폼에서 열린 '인생이 변하는 도서 블로그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까?' 온라인 강의에서 수익화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을 했던 사람이었다. 참 빨리 성장을 잘 했구나 싶었다. 북토크 당일에 시작할 때까지도 나타나지 않았던 그 분은 북토크가 시작하고 얼마 안있어 등장했다. 여성일줄 알았는데 남성이었고 모르는 얼굴이었다. 내 시야에 들어오는 꽤 앞자리에 앉았고 북토크는 시작되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북토크는 시작했고 호응해주시는 한사람 한사람을 보며 감사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계속 그 모르는 얼굴이 신경이 쓰였다. 왜냐하면 계속 휴대폰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지 않았다. 급기야 휴대폰을 하시며 키득거리기까지 했기에 순간 멈춤했지만 의도적으로 기분나빠하지 않기로 했다. 만약 그 북토크에 35명의 사람이 왔다면 34명는 나에게 우호적이었고, 내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있었다. 34명의 사람에게 집중하기로 마음의 선택을 하자 당황하지 않았다. 그 분은 경품 추첨에 당첨도 되었고 단체사진도 함께 찍었다. 하지만 사인은 받으러 오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 아는척을 해야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안한 건 아니고 극 I형인 나는 못한 것이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먼저 아는척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냥 이런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한사람 때문에 멋진 첫 북토크의 기분을 망칠 수도 있었는데 나는 그러지 않았고 참여해주신 34명의 사람들에게 감사할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가진 내가 된 것 같아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 첫북토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