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세계여행 0화) 여행 기록의 시작
여행 기록의 시작
나는 사주에 ‘역마’가 있는 사람이다. 점을 보거나 타로점을 봐도, 나의 ‘역마’는 5점이 만점이라면 4점은 나온다.
내가 한때 배웠던 타로 선생님은 나에게 ‘스튜어디스’나 ‘외교관’ 이 뽑는 카드를 뽑는다고 했다.
몇 년 전 페이스북에서 몇 개국을 다녀봤는가를 나라별로 표시하는 피드가 있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대략 43개국 정도였던 것 같다.
어쩌면 예전의 기억이라 43개국이 아닐 수도 있는데, 아직까지는 내 머릿속에 43개국으로 남아있으니, 만약 34개국이 맞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9개국은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 채워나가면 되지 않을까?
10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블로그의 방향성을 정하면서, 나의 세계여행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육아나 엄마표 영어(한 때 반짝하다가 그만둔...), 혹은 독서기록이 후보군이었다. 독서 기록을 꾸준히 남기고, 100일 글쓰기 미션을 네이버 블로그에 걸어놓고 글을 쓴다는 생각보다는 기록을 남긴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그렇게 책을 읽고 독서기록을 남기다 보니, 쓰고 싶어 졌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만 평생 해왔지 정말 글을 쓴 적은 없다.
꾸준히 기록을 남긴 적도 없었다. 고등학교 때 문예반 시절 열심히 생각해서 시를 썼는데, 옆의 친구가 가만히 툭 던지듯 쓴 시가 더 멋있어 보여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시도 쓰지 않았다.
계속해서 읽으니, 정말 쓰고 싶었다. 정세랑 씨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에서도 시선 씨가 미친 듯이 책을 읽는 며느리에게 따라다니면서 글을 쓰라고 한다. 읽으면 언젠가 쓰게 된다고...
책을 많이 읽는 이웃 블로거들이 글도 열심히 쓰는 이유도 이제 알 것 같다.
처음에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마음속에 예전에 생각도 하지 못했던 소재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누군가가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면, 그걸 소재로 글을 써서 소심하게 복수를 하고 싶기도 했다. 지금도 솔직히 그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통쾌하다. 정말 쓸 거다!
그런데, 일단 여행기록을 먼저 쓰기로 했다.
나의 머릿속에만 있던 여러 나라 여행의 추억들을 꺼내보며 코로나로 인해 여행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이 시기에, 나의 여행 기록이 여행지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순간을 기억하고 다시 위로가 되는 그런 기록을 하고 싶다.
그렇게 많은 나라를 다니면서 왜 기록해놓지 않았는지 너무도 아쉽다. 기억은 왜곡될 수 있고, 그 순간의 감정만 남았을 수 있지만 최대한 많이 꺼내고 싶다.
43개국 중 대부분의 국가와 도시는 업무 상 출장으로 간 곳이다. 출장으로 갔다고 해도, 사비 들여서 간 여행보다 더 값진 순간들이 더 많았다.
싸이월드에 열심히 업데이트했던 사진들을 백업해놓지 않아 엄청 후회가 되긴 하지만 (싸이월드 살려주세요...), 여행지마다 내가 갖고 있는 사진들도 열심히 올려볼 생각이다. 여행지나 관광지에 대한 기록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 여행 다니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위주로 적어나갈 테니 관광에 대한 가이드는 아니다.
그냥 내 삶에 대한 기록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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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유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