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님은 고졸이다
외할머니는 몽둥이를 들고 엄마 뒤에 계시다가 엄마가 졸면 어깨를 치시면서 공부를 시키실 정도로 열혈 엄마이셨다고 한다.
엄마는 하물며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서
펜싱을 배우기도 했다고 한다. 공부보다 펜싱이 더 힘들어서 엄마는 펜싱도 그만 두었다고..
얼마 전에 엄마는 외할머니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절대 공부를 하라고 강요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었다고 말씀하셨다.
엄마는 이 모든것을 숨기지 않으셨고, 이에 좋았던 점은 나에게 공부에 대한 강요를 절대 하지 않으셨다.
나와 내 동생을 키우시면서, 생활이 너무 박해서 그런것에 신경쓸 여력이 없으셔서 그랬을수도있다.
반면 7남매의 셋째 아들이셨던 아버지는 중학교때까지는 공부를 잘 하셨다고 한다.
할아버지께서 사업이 망하셨고,
아버지의 여동생인 고모가 중학교에 진학을 하느냐 아니면 아버지가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느냐를 두고 결정을 해야했다고..
아빠가 한 해 쉬는 것으로 결정이 나서 고등학교 한해를 꿀으셨다고 한다.
그때부터 아빠의 방황이 시작된듯하다.
공부는 잘 못하셨고, 부석사에 들어가셔서 재수 준비까지 하셨지만 끝내 대학의 문턱에는 성공하지 못하셨다.
하지만 아버지는 문학이나 역사에 박학다식하셨고, 수학도 잘 하셨다.
자식의 교육보다는 가족의 생계가 더 중요했던 부모님 밑에서 자란 나와 내 동생은 어렸을때부터 공부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컸다. (나는 스스로 스트레스 받았다)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즉 4학년에 올라간 후 치르는 첫 시험에서 나는 좌절의 점수를 받았고,
아버지는 만두가게를 운영하시며 밤 11시까지 나를 앉혀놓고 공부를 시키기 시작하셨다.
지금도 생각나는 건 아버지가 개마고원을 가르쳐주신 후, 다른 단어 (이건 생각나지 않는다)를 알려주셨는데
또 다시 한국의 지붕이라 불리우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셨다.
나는 모른다고 했고, 아버지가 다시 개마고원이라고 알려주셨다.
그리고 아버지는 조금있다가 다시 한국의 지붕이 무엇이냐고 물으셨고,
나는 또 대답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화가 나셨다. 그렇게 나는 개마고원을 외우게 되었다.
그런식의 공부가 이어졌다.
그 후 몇달간 아버지는 나를 그렇게 밤 11시까지 공부를 시키셨고,
정말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4학년 2학기때 올백을 맞았다. 물론 같은반에 4명의 친구들이 올백을 맞았지만 말이다.
그 이후로 나의 암기 벼락치기는 시작되었던 것같다.
나는 문제집을 몇번 풀었고, 그렇게 초등학교 6학년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그리고 중학교1학년이 되어서 치른 첫 시험..
반에서 21등, 전교에서 194등.. 아직도 외우고있다는 사실은 내가 그때 나의 등수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 다음부터 다시 벼락치기가 시작되었다.
다행히 자기주도학습?을 했던 나는 벼락치기의 계획을 아주 잘 세웠고,
시험 전 모든 과목을 2-3번씩 교과서를 달달 외울정도로 공부를 했다.
수학도 2-3번 기계적으로 풀릴때까지 반복했다..
부모님은 나의 성적이 잘 나오면 기뻐해주셨지만 (엄마는 딱히 관심이 없으심 ㅎㅎ)
잘 나오지 않았다고 혼내시지도 않았다.
그렇게 중학교도 반에서 3등정도의 성적으로 졸업을 하고,
고등학교를 갔다. 고등학교의 공부는 차원이 달랐다.
그래서 더욱더 열심히 벼락치기를 했다.
매일 매일 공부하는 것 같았지만 평소에는 딴 생각을 많이 하고, 공부에 집중을 하지 않았다.
토요일에 공부가 안된다며 땡땡이를 치다가 감독선생님에게 걸려
회초리를 맞은 적도 있다. (치마입었었는데...)
고등학교때도 1학년때 5등급, 2학년때 3등급, 3학년 1학기때 2등급, 3학년 2학기때 1등급으로
점점 성적이 올라갔다.
하지만 이게 다 벼락치기의 힘이라, 수능 성적은 좋지 않았다.
분명히 선생님이 엄마한테 나 정도면 이대를 갈 수 있다고 했는데, 문턱에도 못미쳤다.
답을 밀려쓰지도 않았는데, 수능 성적이 잘 안나왔다.
그렇게 간신히 추가합격으로 붙은 대학...
그때도 난 나에게 맞지 않는 전공을 공부하며, 중간 기말 모두 벼락치기로 떼웠다.
나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동안 무엇을 배운것인가,
즐겁게 공부한적이 있는가...
내가 삶을 살아가는데, 직장을 다니는데 필요한 것들을 학창시절에 배운것이 있을까,
무엇을 배우고 싶어서 공부한적이 없었다. 그냥 공부를 해야하니까, 대학을 가야하니까 공부했고,
여기까지 흘러왔다.
취업을 하자, 나는 공부에서 아예 멀어졌다.
시험성적을 잘 받는 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는 건
성인이 되고도 한참 후인 지금에야 깨달았다.
독서가 공부에 포함된다는 것을 안건 작년 7월이다.
그나마 독서를 좋아해서 다시 시작했고,
공부를 안하고 산 세월이 너무 길어서 아직은 질보다는 양으로..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읽어나간다. (재밌다. 다른건 안해도 책은 꼭 읽는다)
최고의 공부는, 전략적으로 점수를 잘 받기 위해 하는 공부가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이다.
그것에 대한 결과는 전략적인 공부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이런 생각들이 나의 아이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계속 읽고, 느끼고, 생각한다.
켄 베인의 최고의 공부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