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와 보고 있는 두 가지

육아일기

by 꿈꾸는 유목민

25년 6월 11일 수요일

뉴질랜드 D+145


와인을 안마신 후로는 새벽 2시에 깨는 일이 사라졌다. 5월에 잠깐 머리 아픈 일이 있어 하루 정도 잠을 설쳤지만 그 이후에는 마음이 편안해져 잠을 잘 잔다. 수면의 질은 대부분 80점에서 100점사이다. 아이가 옆에서 함께 자서 수면의 질 떨어진다는 마음은 먹지 않기로 결심해서 더 괜찮은 듯하다. 오히려 밤에 꼭 끌어안고 자면 잠이 더 잘 온다. 매일 읽고 쓰는 일로 머리를 쓰고, 달리고 걷고, 수영하는 일로 몸을 쓰는 것도 한 몫하는듯도 하다.


아이를 매일 오전 7시 10분 쯤 깨우는데, 바로 깨우지 않고 문을 살짝 열어놓은 후 유튜브로 피아노 콘서트를 틀어놓은지 약 한달쯤 되었다. 9시면 잠이 들기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 게 많이 힘들지는 않지만 최대한 기분좋게 깨우기 위해 처음에는 티비를 틀어놨다. 평소에 티비를 틀지 않는 집이기에오전에 슈퍼마리오 소리가 들리면 벌떡 일어나 식탁위에 앉아 밥 먹는 척을 했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 그랬듯이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앞에 두고 밥이 들어갈리가 없다. 이건 아니다싶어 티비를 틀지 않다가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 티비에 유튜브를 연결했다. 처음 시작은 임윤찬 피아노 독주였다. 그 다음에는 조성진이 나오고 손여름이 나왔다. 만화영화를 틀어놓을 때처럼 벌떡 일어나지는 않지만 아이는 클래식을 들으며 식탁에 앉았다. 임윤찬, 조성진, 손여름이 연주할 때의 표정을 평가하기도 했다. "엄마! 임윤찬은 뭔가 짜증나는 표정이고, 조성진은 입을 씰룩씰룩 거려, 손여름은 일부러 표정을 저렇게 짓는 것 같아" 천재음악가들은 원래 자신의 연주에 열중할때는 자신도 모르는 표정을 짓는다고 이야기해줬다.


얼마 전 아이는 "엄마! 피아노 치는 모습을 매일 보니까 나도 클래식이 좋아지고, 피아노를 다시 치고 싶어져"라고 했다. 엄마는 중학교 때 음악듣기평가를 준비를 하면서 클래식을 처음 접했는데, 그때부터 너무 좋아졌다고 이야기해줬다.


어쨌든, 평화롭게 클래식 음악회로 여는 아침.. 좋다.


그 다음, 아이와 보고 있는 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우리의... " 시리즈다. '우리의 바다'를 재미있게 보더니, 우리의 바다가 끝난 후에 우리의 지구를 바로 틀어서 본다. 저녁 먹는 시간은 다큐멘터리 우리의 지구와 함께 하는 시간이다. 어려서부터 곤충과 바다를 좋아했지만 일시적인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아이는 여전히 곤충과 바다생물을 좋아하고 많이 안다. 그래서 요즘 뉴질랜드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책들은 개구리, 도마뱀, 곤충, 거미...바다 생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매일 아침 학교 가기 전 30분동안 읽는 곤충에 대한 책은 진도는 많이 못 뺀다. 하지만 곤충과 파충류 책을 읽으며 아이의 눈은 반짝이고, 아는 곤충이 나올 때마다 "아! 맞아. 나 이거 알아. 이건 어쩌구 저쩌구 쫑알쫑알" 하는 모습이 넘 귀엽다. 정브르님에게 감사할 정도다. 곤충은 관심없었던 내가 아이 입에서 나오는 신기한 이야기를 들으며 놀라주기도 하고, 귀담아 듣다가 질문을 하기도 한다.


부모의 라이프스타일에 아이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일상, 억지로 짜여지지 않은 자연스러운 상태, 현재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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