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돈을 모았던 방식

빚을 줄여갔던 방식 그대로.

by Aheajigi

쓰고 남은 돈을 모으겠다 생각한다면 금방 알게 된다. 이래서 언제 모으나 싶을 것이다.

잘 모이지도 않고 그리 모아봐야 푼돈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보면 원리금균등 상환에 따른 이자가 얼마인지 알게 된다. 초기에는 원금보다 이자비율이 월등하게 높고 차츰 이자비중이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은행 계약대로 끌려가면 20년간 상환해야 한다. 단순계산해서 연 5% 대출 이자라고 해도 20년이면 100% 이자를 내는 꼴이다. 이자를 원금만큼 은행에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은행 좋은 일을 시켜주기는 싫었던 아내와 난 허리띠를 바짝 졸랐다.

갚을 돈을 먼저 떼어내고 나머지 돈으로 한 달 두 달 생활해 나간 것이다. [선 대출상환 & 후 소비] 방식이 절대 쉽거나 편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부채 조기 상환을 생각한다면 이것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방안은 없다.


부채 제로가 된 상태에서 이번에는 같은 방식으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단기 저축을 들었다. 연단 위로 저축을 들었던 이유는 금리변동성도 있지만 빨리 예금 종잣돈을 모으려 했던 것이었다. 그렇게 6개월, 1년 단위로 예금 통장을 하나둘 늘려갔다. 이때 적금이나 예금 주거래 은행은 신협이나 저축은행 들이었다. 메이저 은행보다 1% 이상 금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불황시기라면 이런 2차 금융권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부동산 불경기는 PF대출 부실로 쓰러질 은행을 만들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내년은 이런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을 테니 말이다.


97년 IMF 위기 당시 시중은행 금리는 무려 20%였다. 위기가 자산가에게는 기회였겠구나란 생각이 문득 든다.


엉망으로 나라를 만들어 놓고도 시간을 끌면서 더 큰 위기를 불러오는 상황에서 내년은 어떤 암울한 미래를 직면하게 될지 걱정이다. 자산가들에게 엄청난 기회의 시기가 오게 되려나?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