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진짜 힘들었던 이유
앞이 보이지 않는 나날의 연속
'가난이 왜 힘들었을까?'
가난은 불편한 일이지 부끄러운 일은 아니란 말이 떠올랐다. 가난의 불편함도 물론 힘들다. 부끄러운 일들이야 가난을 입었다면 업고 다녀야 할 일이지만 역시 힘들다.
'육체적 힘듦에 더해 정신까지 힘들다.'
가난은 몸과 마음을 짓누르는 벗을 수 없는 족쇄 같았다.
매일을 열심히 살아보지만 늘 제자리였다. 오히려 어디가 바닥일까 싶을 정도로 나쁜 날들의 연속이었다.
한줄기 희망이나 티끌만큼 나아지는 여지라도 있었다면 그것을 등대 삼아 힘을 냈을 것이다. 지금 힘든 것이 언젠가 좋아진다는 확신만 있어도 사람들은 좌절까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직면한 가난 앞에서 그런 것은 없었다. 버티고 버티다 헤어 나온 것이지 저 멀리 무엇인가를 바라보며 헤처 나온 것이 아니다.
다시 그 늪에 또 빠지면 난 갈길을 잃고 허우적거릴 것이 분명하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온다 했지만 가난이란 어둠은 좀처럼 새벽을 보여주지 않았다.
경험이 지혜를 선물한다지만, 가난은 절대 그러하지 않다. 지극히 주관적 판단에서 볼 때 이제 내 포지션이 가난에서 살짝 비켜서 있는 수준이지만, 가난으로 얼룩진 20대를 보낸 나로서는 여전히 최대치로 불안감을 끌어올려 늘 경계태세 살아가지 싶다. 여유를 게으름이라 스스로를 자책하고 취미 가질 생각을 못한 원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