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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적응기 5

경험 미숙

by Aheajigi

삶은 누구나 미숙하다. 매 순간이 첫 경험이기 때문이다.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새로운 시간을 우린 누구나 살아간다.

대응도 미숙하고 대비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근본적 이유이다.


삶의 경험치가 있는 어른도 미숙한 삶이기에 아이들은 더하다. 특히 원만한 어울림이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가뜩이나 어울림이 부족한 아이들이다. 학원으로 돌려치니 아이들은 누군가와 마주할 시공간적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기보다 과도하게 분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양이와 개의 대화처럼 코드가 전혀 다르다. 악의가 있다기보다 반대 성향이다. 친하자고 꼬리를 흔들었건만 공격신호로 받아들이고 대응하는 꼴이다. 신체적 & 정신적 간극을 좁힐 필요가 있다.


체육과 창체 시간 다양한 게임 활동으로 어울리게 만들면 차츰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날카롭게 발톱을 세우다가도 차츰 그러려니 넘어간다.

여러 사람이 어울리는 교실은 그래서 경험치가 요구된다.


또래나 사람들과 어울려보는 기회가 잦을수록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줄고 대화 차이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


미래를 위한답시고 극강의 고립생활을 지속시킨다면 아이는 계속 미숙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음을 알았으면 싶다.

모든 것이 어색하면 긴장하게 되고 과민반응하기 마련이다. 이런 예민함을 갖고 공부를 하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길게 보고 멀리 내다본다면 영어단어 몇 개나 수학문제 풀이보다 사람이나 삶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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