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장 대잔치
국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난리를 친 아이가 있었더랬다. 그 이야기를 들은 부모란 자도 학교로 찾아와 지랄발광을 하셨단다.
벌레라 난리 부르스를 췄던 것의 정체는 새우젓이었다. 그 집구석은 어느 별에서 왔길래 새우젓도 몰랐을까 싶다. 미친년 코스프레를 하신 그 학부모란 자는 난동질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었더랬다.
징그럽다 생 난리를 치는 꼬맹이들 덕에 밥을 먹던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처음 보았다면 놀랐을 수는 있을 테지만, 식판에 놓인 음식을 두고 저런 퍼포먼스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내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되었다. 코로나 창궐시절 격일제 등교를 했었던 때였다.
이튿날, 난 이 슬픈 소식을 가르치던 아이들에게 말해주었다. 20명 남짓한 녀석들은 흥분해서 얼굴이 뻘겋게 달아올랐다.
"도대체 누가 랍스터를 징그럽다고 했냐고요!"
1학년 꼬맹이들이 괴성을 지른 음식의 정체는 치즈랍스터 반마리였다. 학교 급식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것을 영양교사가 메뉴에 넣었던 것인데 말이다.
그 이후 랍스터를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염병 대잔치가 유전적 문제인지 환경적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앞도 뒤도 재지 않고 즉흥적으로 튀어나오는 격한 감정은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좀처럼 이해가 안 간다.
갈수록 아메바 같은 인간들만 늘어가니 세상 참 벅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