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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한 기억? 평가?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지

by Aheajigi

이목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이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가능하려면 주변에 아무도 없어야 한다. 세상 혼자 살아갈 때나 가능한 일이다. 사람은 항상 누군가를 신경 쓰기 마련이다.


시선에 대한 신경은 선하게 사는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차이라면 제삼자에게 어떻게 기억되는가 뿐이다.


자신은 스스로가 선한지 악한지 분간을 못한다. 비열함과 간사함으로 일생 살아가면서도 진실이나 진정성을 운운하는 이들을 빈번히 보면서 정말 인간은 주제파악을 잘 못하지 싶다. 그만큼 자신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이점은 나 또한 비켜가지 못하는 부분임이 명백하다.


그래서 남들이 나를 어찌 기억할지 모른다. 사건이나 상황에 따라 내가 취했던 자세가 달랐을 테고 받아들이는 이들 또한 처한 환경이나 제반 여건에 따라 나를 각기 달리 평가했을 것이다.


늘 조심한다고는 하지만 실수를 이고 살기에 후한 평가나 호감 있는 자로 기억하리라 기대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난 기억하는 사람으로 남기보다 잊혀지는 사람이고 싶다. 두드러지게 부각되는 유명세를 달갑게 받아들이기보다 상황이 반전되었을 때의 후폭풍을 걱정한다. 그래서 존재감 없이 살려한다.


행동반경도 크지 않은 탓에 난 몇십 명 되지도 않는 직장동료조차도 잘 모른다. 정확히 말하자면 얼굴은 어느 정도 알지만 이름과 얼굴을 제대로 매칭하지 못한다. 그조차도 해가 바뀌고 근무지를 옮기면 거의 기억조차 못한다. 그런데 가끔 아내에게 나와 같이 근무했다 말하는 이들이 있다. 잠잠하게 살았다 자평했건만,

잊혀지는 존재가 되기를 바랐건만,

정작 나만 그들을 기억하지 못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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