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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찾아오는 녀석

이제 그만!

by Aheajigi

3년째 찾아오는 녀석이 있다. 3학년 때 가르쳤건만 5학년에 되어서도 다가온다. 그것도 너무 가깝게.

팔에 대롱대롱 매달리고 펄쩍 뛰어 안기니 난감하다. 이 녀석이 울었을 때 등을 토닥이지 말았어야 했나 싶다.


빈번히 찾아오는 게 사실 난 부담스럽다. 꼬맹이면 몰라도 점점 커가는데 바짝 들이밀거나 안기니 말이다. 어제도 등을 토닥이라며 찾아왔다. 엄마한테 해달라면 안 되냐 했더니 엄마는 그렇게 안 해준단다. 그래서 나도 이리 대답했다. 내 아들도 이렇게 토닥이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런데 자기는 왜 토닥여주냐 물어온다. 네가 해달라 했지 내가 한다고 한 게 아니지 않냐며 되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긴 하다. 내가 힘들 때 나를 위로해 주었던 10살 꼬맹이 덕에 힘이 났다. 그 작은 아이에게 배운 것을 흉내 냈을 뿐인데 이리 혹이 생겨버렸다. 이제 그만 오라 말해도 소용이 없다.


재잘재잘 신나게 떠들고 또 홀연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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