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스캠인지는 모르겠지만
안면이 있는 이도 믿지 않는 나다. 낯선 이의 접근은 그래서 더 의심을 한다. 상대가 무슨 생각에서 다가오는지 분명한 의도는 물론 모른다.
한 번은 국경 없는 의사회에서 일하는 의사란다. 지금 전쟁터 한복판이란다.(이 대목부터 의심을 했다.) 페이스북 메시지로 접근한 그는 자신을 미혼 여성이라 말했다. 난 기혼이며 아들도 있다 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러다 자신이 생명이 위태로워서 가진 재산을 누군가에게 상속할 수도 있는데 그게 나였으면 좋겠단다. 그러면서 신상 정보를 넘겨달란다. 정중하게 거절하고 메시지를 차단했다. 이후 페이스북은 거의 사용을 안 한다. 미국에 있는 동생과 가끔 소통하는 통로라 계정을 남겨두고 있을 뿐이다.
브런치는 그래도 걸러서 들어오니 그런 일이 없겠지 싶어 방심을 했다. 본인을 재미교포라 말하며 메시지를 보내왔다. 화가 잔뜩 나서 쓴 글이 너무 솔직하고 아름답다(?) 언급한다. 다시 한국에 돌아가게 되었는데 좋은 친구가 되어달란다. 메일로 주고받는 정도로 하자 했더니 내가 유일한 한국 친구란다.(이 부분부터 의심했다.) 메일을 계속 보내더니 내가 있는 곳에 정착을 하겠단다. 이 내용을 보고 곧바로 차단했다.
정말 간절해서였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과 메일 몇 통 주고받은 뒤 다가가겠다는 것을 나는 잘 모르겠다. 최소한의 기본적인 신상을 물어보지도 않았고 물어오지도 않았다. 그가 읽었다는 나의 글은 분명 아내를 수차례 언급했다.
두 사례가 로맨스 스캠인지 아니면 정말 진심이 담겨있는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분명한 것은 난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의심이 많은 성향이란 사실이다. 친척이란 것들도 사기를 치는 마당에 생판 모르는 남의 접근이 내게 달가울 리 없다.
AI도 성인용 버전을 출시한다고 하니 이제 이런 일들은 더 빈번히 그리고 가까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