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

얼음찜질 하면서

by Aheajigi

발목을 삐끗했다. 식당에서 가족과 밥을 잘 먹고 나가다 마지막 계단 한 칸을 남겨두고 헛디뎠다.

예전이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싶었다. 얼핏 본 높이보다 계단은 높았다. 높낮이를 잘못 가늠했으니 발목이 휘청이면서 살짝 꺾였다.

잠깐 주저앉았다 일어나긴 했지만, 발목은 얼얼했다. 그냥 그렇게 넘어가나 했는데 역시 발목을 돌리니 통증이 온다. 붓기를 뒤늦게 가라앉히겠다고 얼음팩을 올려두긴 했으나 모르겠다.


삐끗이 단순한 판단 미스에서 온 것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 시신경 데이터와 몸의 협응반응에 시간차가 생겨서 인지는 모르겠다.

하지 않던 실수가 생기기 시작하니 행동은 더 조심스럽기만 하다.

그리 친밀한 관계가 아니라면 말을 쉽게 하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긴 하다.

나이 들어감이 편함보다는 실수하지 않으려 신경 쓰도록 만든다.


그래서일까? 내란 우두머리 판결에 폭언, 폭행, 협박이라는 추태를 보이는 나이 든 이들을 보면 좀처럼 이해가 안 된다. 그들은 내가 뭘 실수하지는 않을까라는 고심을 해보기는 했을까 싶다. 초지일관 내 주장만 옳다는 옹고집은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나 싶다.


앞으로 남은 삶은 더 종종 삐끗거림이 이어질 텐데 걱정이다. 말도 줄이고 행동도 조심스레 하며 살아가긴 할 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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