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찾아온 가벼운 강박 증세

불안

by Aheajigi

금방 차에서 내려 문을 잠그고도 잠김 버튼을 몇 번씩 더 누르기 시작했다.

콘센트에 꼽힌 플러그가 있는지도 수차례 반복적으로 확인했다.

내게 불안이 시작되었다는 반증이다.


괜찮다 내지는 대수롭지 않다고 말하고 속으로 계속 되뇌지만 가슴속 저 밑바닥에 잠재된 불안까지 말끔하게 걷어내지는 못하는구나 싶다.


'담낭 절제술'이 이렇게 복잡한 절차를 거칠 줄은 몰랐다. 지난주 응급실만 두 번, 수술을 앞두고는 갑작스러운 간수치 폭증, 길어야 4일 입원을 예상했던 수술은 최대 2주까지 늘어졌다. 손등에 꼽혔던 바늘도 일정이 길어지자 팔정맥에 꼽는 간단한 시술로 바뀌었다. 국소마취로 사용했던 약물에 와이프가 갖고 있던 부정맥이 만나 부작용 시너지를 일으켰다. 안 그래도 낮은 빈혈수치는 혈액검사로 계속 뽑아대는 채혈 덕에 8까지 내려앉았고 결국 수혈로 간신히 수치 9를 만들어 놓은 상태다. 피부 이상으로 복용했던 면역억재제도 나름 한몫을 단단히 했다.


모든 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하게 돌아가니 불안함이 스믈스믈 밀려 올라왔지 싶다. 그 끝에 내게 가벼운 강박이 일었다.


벌어지는 상황이 예상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간단한 수술이라 해도 걱정이 있을 테지만, 순간순간 돌발 변수가 등장하니 불안은 커진다.


일랑였던 파고가 잠잠해지고 다시 평온한 바다의 모습이 펼쳐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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