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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Feb 26. 2023

학폭 열어야 달라 해야 하나? 2022

학폭이 쏘아올린 공

 올해는 잡무 폭탄입니다. 겨우겨우 일을 처리하고 있었으나 근래들어 "보결 수업"이라는 복병이 등장합니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 일을해야 퇴근시간을 맞추지만, 보결 수업을 들어가 달라는 요청 때문에 일거리를 집으로 싸들고 갑니다. 작년 한해 보결 시간을 불과 일주일 만에 가뿐히 초과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네요.


 오늘도 전담수업을 마치고 6학년 교실로 보결수업을 들어갑니다. 한시간 수업이 마무리될 무렵 시무륵하게 앉아 있는 아이를 발견합니다. 컨디션이 별로인지 물으니 오늘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단것이 필요하면 수업 끝나고 따라오고!"


 지나가는 말로 던졌는데 이 아이는 정말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담실까지 가는 길에 왜 이렇게 지쳐 보이냐 했더니 다른반 학생이랑 감정이 틀어진듯 누구 때문에 힘들다 합니다.

(전혀 아이들 이름을 모르기에... 대상이 누구인지 상상도 못합니다. ^^;;;)


 "학폭 때문에 힘들다. 학폭 열어 달아고 해야 하나?"

 아이의 혼잣말에 놀랍니다. 재빨리 전담실에서 컵케잌과 떡을 집어들어 이 아이에게 건넵니다. 담임 선생님 출근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보면 어떨까 했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오늘은 당분으로 넘어가겠지만, 당장 내일이 어떨지 장담할 수 없어 보이기는 합니다. 어렵지만 꼬인 감정을 풀어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일이 중요한데 학폭이라는 시스템에 의존하게 만드는 이 현실이 과연 바람직한 현상인지...


 지금은 학생이라 갈등이 학폭으로 연결되겠지만, 어른이 되면 소송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넘겨짚어 봅니다. 아마도 머지않아 경찰과 법원 참 많이 바빠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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